예산 들고 호남 간 정청래 “당정대 찰떡”
광주서 호남특위 성과보고회
리더십 다지는 포석 해석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광주를 찾아 내년 호남권 정부예산과 관련해 “표 나게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호남에 대한 감사함이 확고한 것”이라고 자찬했다. ‘당정대는 찰떡궁합’이라고도 했다. 오는 1월 11일 열리는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정 대표 견제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당의 핵심거점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확인하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광주에서 현장최고위·호남특위를 열고 내년도 호남권 확보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내년 호남권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확보했는데 이렇게 시작해 2027년엔 (사업 내용을) 좀 더 발전시키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인공지능, 인공지능 전환(AX), 우주미래차, 사회기반시설 등 굵직한 사업에 더해 5.18 관련 예산을 고루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호남권 광역단체장들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시작됐다는 신호탄”(김영록 전남지사), “초유의 역사 기록”(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이라며 답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깊은 사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며 “호남 발전을 위한 모든 성과는 이 대통령 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데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다. 아무리 갈라놓으려 해도 우리는 찰떡궁합”이라며 정부여당의 협력 구조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는 호남골목선대위원장으로, 8월 대표 당선 뒤에는 첫 현장 최고위를 여는 등 호남 당원의 지지를 얻는데 힘썼다. 이날 정 대표 행보는 권리당원 1인1표제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된 후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내달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친명계 후보들이 정 대표에 대한 견제를 앞세우는 것에 대한 사전포석 성격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10일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한 유동철 민주당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민주당에는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정 대표를 직격했다. 유 위원장은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11일 출마선언을 한 이건태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으로 1인1표제 추진 시점과 방법을 들어 정 대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이 몰려 있는 호남에서 ‘당정대 원팀’을 앞세워 지지를 확인하고 리더십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일보가 11일 보도한 ‘정청래 역할 평가’(한국갤럽. 4~5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서울·수도권에서 부정평가가 53%, 51%였으나 호남에서는 긍정 61%(부정 31%)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