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원보선 ‘정청래 중간평가’
친청 2명 대 친명 3명 격돌
결과 따라 ‘정 독주’에 영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가 정청래 당대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부터 보궐선거로 당대표에 당선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넉 달 동안 강성지지층과 결을 같이하며 ‘강경 노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대통령실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엇박자 논란이 일었다. 재판중지법 등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의 제지로 막혔고 야심차게 추진한 ‘당원 1인 1표제’는 충분한 내부 논의가 부재했다는 평가 아래 중앙위에서 부결됐다. 정 대표의 리더십에 작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정 대표가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재선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최고위원 3명 보궐선거 결과는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로 인식될 전망이다. 향후 지방선거 공천, 전당대회 운영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본경선과 관련해 “오는 26일 토론 설명회를 시작으로 30일 1차 토론회를 열고 2·3차 토론회는 각각 내년 1월 5일과 7일에 열린다”고 밝혔다. 합동연설회와 투표는 내년 1월 11일에 함께 치러진다.
전날 후보등록 결과를 보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 친정청래계인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출마했다.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중앙위원 50%와 권리당원 50%의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확실한 친정청래계는 지명직 최고위원 중에서도 박지원 청년최고위원 정도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남아있는 3선의 이언주 의원은 사실상 수석 최고위원으로 친이재명계에 가까워 정 대표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정 대표와 같이 보궐선거로 최고위원에 들어온 황명선 의원 역시 정 대표의 측근으로 보긴 어렵다. 호남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인 3선의 서삼석 의원도 정 대표의 자기장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새로 뽑는 최고위원 3자리 중 2자리 모두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정청래 대표의 강성지지층에 호소하는 당 운영방식으로는 지방선거가 어렵다는 당내 여론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당안팎의 분위기가 중앙위원과 당원들의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