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빛으로 내성 세균 제거하는 광역학 기술 개발

2025-12-21 15:47:46 게재

김종승 교수 연구팀, 항생제 내성 극복 도전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내성 세균을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광역학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학과 김종승 교수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할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 세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치료법만으로는 감염을 완전히 억제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감염 부위에 형성되는 바이오필름(biofilm)은 산소와 항생제, 면역세포의 침투를 차단해 감염을 만성·난치성으로 만들며 치료 효과를 저하시킨다. 세균이 다양한 경로로 약물 저항성을 획득한다는 점에서도 내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광역학 치료에 주목했다. 광감각제가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종을 생성해 세균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특정 항생제 표적에 의존하지 않아 내성 세균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감염 부위는 대체로 산소 농도가 낮아, 산소를 필요로 하는 기존 광역학 치료의 효과가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방식의 광감각제를 설계했다. 분자 내 전자가 이동하는 전자 공여체–수용체 사이에 이중결합을 도입할 경우, 빛을 받았을 때 분자가 뒤틀린 구조로 변하면서 활성산소 생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이 같은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항균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해당 광감각제를 섬유 형태의 상처용 드레싱으로 제작했다. 이 드레싱은 빛 조사만으로 내성 세균을 선택적으로 제거했으며,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뿐 아니라 상처가 난 쥐 실험 모델에서도 항균 효과와 상처 치유 촉진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승 교수는 이번 연구가 광감각제 설계의 기본 원리를 제시하고, 실제 상처 치료에 적용 가능한 항균 섬유 소재를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산소 환경과 항생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운 상처 감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에 지난 8월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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