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통망법…이틀째 ‘입법전쟁’

2025-12-23 13:00:12 게재

민주당, ‘위헌 소지’ 덜어낸 정통망법 수정안 제출

국민의힘 “언론 입틀막법” 비판 … 필리버스터 대응

여당의 입법 강행과 이에 반대하는 제1야당의 필리버스터 대치가 이틀째 반복될 예정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 후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상정하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응수할 방침이다.

두 법안 모두 본회의 상정 직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과 ‘졸속 추진’ 지적을 받고 있지만 민주당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독주 중이다. 국민의힘은 법안의 위헌성을 알리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날 오전 11시 40분쯤부터 시작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첫 주자로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토론 강제 종결 시점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토론을 통해 “이 법의 핵심은 법원이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외부 영향이 개입되지 않도록 임의 배당을 고수해왔던 기본 원칙을 깨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법안이 삼권 분립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는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강제 종료되고 이후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통과 후 허위·조작 정보 유포 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리는 내용을 담은 정통망법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 법안은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됐으나 과도한 제재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헌성 논란으로 인해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 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왔다.

민주당은 ‘허위·조작 정보’를 광범위하게 규정한 것이 문제가 되자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정보를 유통하는 경우’로 범위를 좁혔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범위를 확대했다가 의원총회에서 다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원안대로 되돌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순 오인과 실수에 대한 과도한 제한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위헌 판정 받은 바 있어 이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했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도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과방위 원안은 전면 폐지였으나, 법사위 심사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내용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처벌하는 것으로 다시 수정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정통망법에 대해 ‘언론 입틀막법’이자 ‘국민단속법’이라며 맹비난하며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언론과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며, 대한민국을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독재국가로 만들려는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권력을 견제하는 감시 기능이 사라지고 권력에 불편한 말이 나오지 않는 사회, 비판보다 침묵이 안전한 사회는 결코 정상적인 민주국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과거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법 조항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법안을 ‘미세 조정’이라는 이름의 땜질 수정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위헌 논란을 자초한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법안 수정을 거론하며 “정부 여당에서 법을 만드는 것을 호떡 뒤집듯이 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법사위에서 만든 법 자체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해 본회의에 상정된 상태에서 수정안을 만드는 것이 도대체 몇 번째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허위 정보와 관련해서 워싱턴포스트지에서조차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허위 조작 정보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은 정부가 그 의미를 정한다는 발상이다’라고 지적을 했다. 아주 중요한 지적”이라면서 “이 법도 심각한 위헌 요소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입법 독주로 인한 여야 대치는 이번 안건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법왜곡죄’ 신설과 ‘법원조직법’ 개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이 법안들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로 맞설 방침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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