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특검정국…주도권 경쟁 치열
통일교특검, 추천권 놓고 여야 이견
종합특검, 3대 특검 이상 성과 관건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로비 의혹’ 특검을 수용하면서 내란사건 등에 대한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한다. 내년 6월까지 특검정국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당장 통일교 특검후보 추천을 놓고 여야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종합특검과 관련해선 기존 3대 특검이 내놓은 결과 이상의 성과를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2일 회동을 갖고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은 회동 후 “각자 통일교 특검 법안을 제출한 뒤 협의해 신속히 실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은 “개혁신당과 (특검)법안을 논의했고 절충이 이뤄지고 있어서 내일이라도 발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교 로비의혹을 초점으로 한 수사대상에 대해선 합의 가능성이 높지만 특검추천권을 놓고는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2명을 추천하고 그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의 특검 추천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3자 추천 방식에 대해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인데 제3자가 특검(추천)을 하면 되겠느냐”며 “법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고 말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3일 제3정당의 특검 추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 대상자가 속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특검 추천권을 행사하면 공정성 시비가 발생해 안 된다”며 “통일교 로비와 무관한 비교섭단체 정당이 추천권을 행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통일교 관련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에서 특검 수용으로 선회했다. 여론과 맞서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공세적 대응으로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은 당 자체 여론조사와 언론 보도 등을 중심으로 민심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살펴 왔다”며 “민심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고위 당정협의에서 당정대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특검 논의가 진전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일부만을 도려내는 것이 아닌, 정치와 종교의 유착 의혹 전체에 대해 진상이 밝혀지고 처벌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종교단체 해산 가능 언급과도 궤를 함께하는 것으로 지난 20대 대선 이후 정치권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이뤄진다면 여권이 불리할 것 없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란사건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한 종합특검의 명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선택적 특검’이라는 비판을 벗어나 지지층이 요구하는 2차 종합특검을 끌고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 셈이다. 실제 민주당은 22일 통일교 특검 수용 입장을 내놓은 후 ‘종합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법안을 제출했다. 채해병·김건희·내란사건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내용을 다루고 2022년 대선 전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불법 선거캠프를 운영하거나 통일교 등 종교단체와 거래한 의혹, 그해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전성배(건진법사)씨가 공천 거래 등 선거에 개입한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법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명을 각각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파견검사 등 156명이 최대 170일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 심사 등을 고려하면 내년 1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기존 3대 특검의 성과 이상을 내놓을 것이냐다. 검찰 내부사정에 밝은 민주당 중진의원은 “기존 특검 수사에 대한 재판과 2차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검찰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라며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역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명환 김형선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