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복귀계좌·수출기업에 세제혜택
기재부, 외화안정 위한 세제지원 방안 발표
해외주식 팔고 국내주식 사면 양도세 감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자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계좌와 수출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히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하면 세제혜택을 준다.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을 촉진해 고환율에 대응하고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부담을 한시적으로 경감하는 등 해외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해왔던 정부가 세제지원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정부는 우선 국내시장 복귀계좌에 대한 한시적 세제지원을 신설한다. 개인투자자가 올해 12월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을 팔고,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하면 1년 한시로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특히 1인당 일정 매도금액을 한도로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되 복귀 시기에 따라 세액 감면혜택을 차등 부여하기로 했다. 가령 내년 복귀 시점에 따라 세제혜택 비율을 1분기 100%, 2분기 80%, 하반기 50% 등으로 설정한다. 구체적인 요건은 법 개정 때 논의한다.
현행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기본공제는 250만원이다. 양도차익 250만원을 넘어선 경우에 과세한다는 뜻이다. 세율은 지방세를 합하면 22%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잔액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611억달러다.
또 정부는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신속 출시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12월23일까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선물환 매도)를 실시한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혜택을 부여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한 해외주식을 직접 매도하지 않고도 미래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외환시장에서는 외화공급이 즉시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은 95%에서 100%로 올린다. 익금불산입률은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 장치다. 수출기업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들여올 유인을 키워 환율 안정을 꾀한다.
기재부는 “이번 세제지원으로 3분기 말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보유잔액 1611억달러 중 상당부분이 국내투자 등으로 전환되거나 환헤지가 이뤄지면 외화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법을 조속히 입법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국내시장 복귀계좌와 환헤지 세제는 내년 1월1일 이후 상품이 출시되는 직후부터 혜택을 부여한다. 익금불산입률 확대는 내년 1월1일 이후 배당분부터 적용한다.
한편 외환당국은 이날 연말 환율안정을 위해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원달러환율은 약세로 돌아섰다.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 ‘외환당국 시장 관련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와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구두개입 직후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20원 가까이 하락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출발했으나, 구두개입 직후인 오전 9시 5분쯤 1465.5원까지 급락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