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성분 없는 장 줄기세포로 난치성 장 질환 치료 길 열어

2025-12-25 20:21:32 게재

KAIST-KRISS-KRIBB, 세포 골격 재구성 메커니즘 세계 최초 규명

국내 연구진이 동물 유래 성분 없이도 장 줄기세포를 안정적으로 배양하고, 손상 조직으로의 이동과 재생 능력까지 높이는 첨단 배양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이태걸 박사 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 융합연구센터 손미영 박사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무이종 환경에서 장 줄기세포의 이동성과 재생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고분자 기반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적용을 가로막아 온 동물 유래 성분 문제 해결에 주목했다. 기존 배양에 사용돼 온 쥐 섬유아세포나 매트리젤은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있어 환자 이식 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동물 성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고분자 기반 배양 표면 기술인 ‘플러스(Polymer-coated Ultra-stable Surface)’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상 증착 방식으로 합성 고분자를 코팅한 표면으로, 표면 에너지와 화학 조성을 정밀하게 제어해 장 줄기세포의 부착력과 대량 배양 효율을 높였다.

플러스는 상온에서 3년간 보관한 뒤에도 동일한 배양 성능을 유지했다. 이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산업적 확장성과 보관 편의성도 함께 확보했다.

연구팀은 단백체 분석을 통해 플러스 환경에서 배양된 장 줄기세포에서 세포 골격 재구성과 관련된 단백질 발현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세포 골격 단백질과 액틴 결합 단백질 발현이 늘어나면서, 세포 내부 구조가 안정적으로 재편되고 줄기세포 이동을 촉진하는 힘의 기반이 형성됐다.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관찰 결과, 플러스 표면에서 배양된 장 줄기세포는 기존 배양 표면보다 약 2배 빠른 이동 속도를 보였다. 손상 조직 모델에서는 일주일 만에 절반 이상이 복구되는 재생 성능도 확인됐다.

이는 플러스 배양 플랫폼이 줄기세포의 세포 골격 활동을 활성화해 실제 조직 재생 능력까지 끌어올린다는 점을 입증한 결과다.

이번 기술은 인간 만능줄기세포로부터 유도된 장 줄기세포의 안전한 대량 배양과 임상 적용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이종 성분 없는 환경에서 줄기세포의 생존, 이동, 재생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치료제의 안전성과 규제 대응, 생산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기반을 마련했다.

임성갑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적용을 가로막던 이종 성분 의존성을 해소하고, 이동과 재생 능력을 극대화하는 합성 배양 플랫폼을 제시한 성과”라며 “재생의학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박성현 박사와 선상유 석사과정생(KAIST), 손진경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11월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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