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개인 투자자들 상승 베팅
부실기업 신속 퇴출 … AI·에너지·우주산업 유치
시장 체질 개선 … 연기금 자금 대거 유입될까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이 지난달 말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이달 초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내년이면 출범 30주년을 맞는 코스닥시장이 부실기업 신속 퇴출과 인공지능(AI)·에너지·우주산업 유치 등 코스닥 시장 체질이 본격화될 지, 연기금의 자금이 대거 유입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산다사’ 구조로 시장 체질 개선 = 26일 오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0포인트(0.62%) 오른 920.90에 장을 출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주문하고 정부가 적극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년엔 지수가 11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은 기관투자자의 진입 유인을 대폭 확대하고, 상장심사·상장폐지 제도를 재설계해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과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유도한다는 취지가 핵심이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이번 코스닥 활성화 방안은 ①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자율성·경쟁력 강화 ② 다산다사 구조의 상장심사·상장폐지 재설계 ③ 안정적인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조성 ④ 신뢰받는 시장을 위한 투자자 보호 강화 등 4가지 개선 방안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데 목표가 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부실기업이 시장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다. 이에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질적 개선을 위해 상장 및 상장폐지 구조를 전면 재설계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부터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을 기존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부실기업을 신속히 심사·퇴출하기 위해 상장폐지 심사 조직을 신설·보강하고, 코스닥 상장폐지 전담 부서를 기존 3개 팀에서 4개 팀으로 확대함으로써 성장 기업의 선별적 유입과 시장 내 질적 정화를 병행할 방침이다. 이후 코스닥 시장은 상장과 폐지가 더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다산다사’ 구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자리에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 분야의 기업들을 유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AI와 에너지(ESS), 우주산업 3대 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기술 심사 기준을 마련해 기술특례 상장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투자비중 5% 미만인 연기금 참여 확대 =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금운용평가 기준 개선을 검토하고, 기준수익률 산정 시 코스닥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코스닥벤처펀드의 세제혜택 한도를 현행 3000만원에서 확대한다.
또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한 신규 세제혜택 신설도 적극 검토 중이다. 코스닥벤처펀드와 BDC에 대한 세제 및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3년 연장하고,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을 30%(기존 25%)로 확대해 기관투자자의 안정적 진입 여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나 연기금의 투자 비중은 높지 않았다.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에도 외국인지분율이나 국민연금공단지분율은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상황이다. 외국인지분율을 살펴보면, 업종 평균이 34%인 반면 코스닥 상위 6개 기업의 평균은 20%로 업종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모두 5% 미만이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의 코스닥 반도체 기업에 국민연금공단이 지분보유 상황을 보고한 기업의 수는 2023년 말 11개 에서 올해 상반기 말 6개로 감소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대형 반도체 기업의 자본투자 확대에 따른 코스닥 IT 업종의 실적 개선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인 상승세 이어갈지 주목 = 정부의 강력한 코스닥 부흥 의지에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당장 내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면 단기적인 지수 반등을 넘어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라며 “단기 지수 반등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체질 개선이 성공할 경우 코스닥 시장 자체에 자금 유입이 생겨나면서 코스피에 비해 비교적 덜했던 상승세가 내년 시작돼 현재 900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지수가 1100까지 뛸 수 있다고 봤다.
기관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내년 코스닥 시장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패시브 자금 수요가 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상으로 자금이 자연스럽게 더 유입될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패시브 수요가 증가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상으로 기관 자금이 우선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