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배당락…연말 연초 단기 변동성 확대 주의

2025-12-29 13:00:01 게재

12월 FOMC 의사록·일본 은행 회의록 공개 ‘주목’

코스피 1%대 상승 출발 … 환율 1430원대로 급락

2025년의 마지막 거래일과 2026년 새해 첫 거래일이 있는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 주요국 증시 휴장 및 연휴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연말 주주명부 폐쇄에 따른 29일 배당락과 환율 급등락 등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주요 이벤트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일본은행의 회의록 공개, 한국의 12월 소비자물가 및 수출입 동향 발표가 있다.

◆내년에도 유동성 랠리 지속될까 =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12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지난 9~10일 열린 회의에서 미 연준이 올해 3번째로 0.25%p 금리 인하한 배경과 경제 및 물가 평가 등을 둘러싼 내부 논의 내용을 가늠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취해진 단기국채 매입이나 양적긴축(QT) 종료 논의가 강조된다면 내년 초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자산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2월 초 4.0% 수준에서 중순 4.19%까지 상승한 후 4.13%로 다시 떨어졌다. 12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미 10년물 금리 수준은 4.10~4.19%대에서 머물러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탈동조화는 인플레이션 우려, 차기 연준 의장 불확실성 등의 요인도 있겠지만, 연준 내 의견 대립 심화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회의록을 통해 시장은 연준 내 분열의 수위를 확인해가면서, 연초 시장금리 방향성 전망에 변화를 주는 미세조정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고밸류에이션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AI 관련 테마주나, 금리 변화에 민감한 경향이 있는 바이오주에게 이번 FOMC 의사록은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29일 회의록 요약본을 공개한다. 지난 18~19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결정과 중립 금리 수준, 경제 및 물가 평가, 임금 협상 전망을 둘러싼 논의에 대한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요국 증시 휴장 … 거래 한산 = 이번 주에는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는 주요국 증시 휴장으로 거래가 한산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고점 차익매물 실현 여부가 관심이다. 또한 연말 포트폴리오 자산재분배(리밸런싱), 세금 관련 매도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증시는 이달 31일까지 정상 운영한 후 2026년 1월 1일 휴장한다. 영국과 유로넥스트는 31일 조기 폐장한 후 내년 1월 1일까지 휴장한다. 독일은 이달 3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휴장, 일본은 2일까지 휴장한다. 중국과 대만은 연말까지 정상 운영한 후 내년 1월 1일 하루만 휴장한다. 인도는 연말 연초 휴장 없이 정상 운영한다.

◆배당락보다 환율 변화에 더 주목 = 국내 증시에서는 29일 배당락 이벤트가 지수에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락보다 원달러환율 변화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24일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서학개미 양도소득세 감면 등)으로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1480원에서 1440원대로 약 40원 가까이 속락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실효성을 놓고 여전히 시장 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배당락에 따른 단기 변동성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26일이 12월 결산법인의 연말 배당 기준일이었던 만큼,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29일) 이후에는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다만 과거와 같이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배당 절차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배당 기준일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98개 기업은 배당 기준일을 연말이 아닌 정기 주주총회 전후인 1분기로 설정했다. 올해는 해당하는 기업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소비자물가 수출 실적 발표 = 2026년 1월 1일에는 12월 소비자물가와 수출 실적이 발표된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나, 석유화학·정유 등 일부 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달 31일 12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지난 9월 49.8에서 10월 49로 하락한 후 11월에는 49.2로 소폭 반등한 바 있어 이번에서 상승할지 주목된다. 내년 1월 1일에는 중국 12월 레이팅독스 제조업 PMI가 나온다. 지난 9월 51.2, 10월 50.6에 이어 11월 49.9로 확장·위축 기준점인 50을 밑도는 가운데 이번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 거래 재개, 증시 상승 출발 = 29일 코스피는 배당락일에도 불구하고 상승 출발하며 4150선에 올라섰다. 전 거래일 대비 16.80포인트(0.41%) 오른 4146.48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32분 현재 4180.54로 전일보다 50.86포인트(1.23%) 상승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51포인트(0.71%) 상승한 926.18이다.

특히 이날 투자경고 종목에서 해제된 SK하이닉스는 63만원으로 5.18%(3만1000원)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2%른 11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국내 증시는 성탄절 이후 재개된 ‘산타 랠리’가 이날도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 연구원은 “내년 1일 한국의 12월 수출이 반도체 등 주력 업종 중심의 호조세를 기록하면서, 새해 랠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당국 대책 총 동원에 1435원 부근까지 떨어졌다.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3원 떨어진 1440.0원에서 출발한 원달러환율은 오전 9시 16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40분 기준 1435.20원에서 등락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97.983 수준이다. 당국이 원달러환율 안정을 위해 여러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주 후반부터 환율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24일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서 1~2주 동안 이뤄진 당국의 움직임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구두 개입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부는 같은 날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1년간 비과세하는 방안 등을 담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구상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0.85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1.06원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0.06% 내린 156.124엔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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