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차 청문회 또 맹탕 되나
김범석 등 주요 증인 불출석
국민의힘 동참하지 않을듯
강력한 국정조사 실시 수순
이달 30일과 31일 양일간 예정돼 있는 쿠팡 2차 청문회가 또다시 맹탕으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여당 주도인데다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반쪽의 반쪽’ 청문회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적 분노를 만들어낸 쿠팡에 대해 국회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국정조사로 이어갈 전망이다.
29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김범석 의장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는 국회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과 김 부사장은 사유서에서 예정된 일정의 변경이 어렵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근무 중이며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이미 7개월이 지나 회사 입장을 대표해 증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쿠팡과 김범석의 불법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우겠다”며 “일벌백계하여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대한민국에서는 책임지지 않는 먹튀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어 “오는 30일, 31일 열리는 쿠팡 연석 청문회가 끝이 아니다”며 “정부와 국회는 추후 국정조사 실시는 물론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도입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연석청문회 소속 일동도 성명서를 내고 “이번 불출석은 국민의 피해와 분노, 국회를 무시하는 조직적 책임회피”라며 “국회는 더 이상 기업의 일방적 불출석을 관행처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는 이번 연석청문회가 끝이 아닌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연석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짜놓은 청문회 일정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연석청문회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1차 청문회에서 확인됐듯 핵심 증인 없인 청문회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사안이 해킹이 아니라 내부자 소행이라는 게 다 밝혀진 상황이기 때문에 청문회를 더 할 게 없다”면서 “지금은 빨리 수사를 해서 피해자가 진짜 3000명이 맞는지 확인하고 또 어떻게 제재할지, 보상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청문회보다는 차라리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청문회는 김 의장이 불출석해 ‘맹탕 청문회’라는 지적을 받았다. 새로 선임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일관해 논란이 됐다. 이번 청문회에는 로저스 대표와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박대준 전 대표, 민병기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이재걸 법무담당 부사장, 이영목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박준규·박소원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