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마케팅 ‘붉은 말이 달린다’
불의 기운·도약 상징 … ‘붉은 말’ 새해 소비·브랜드 메시지 관통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띠’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붉은 말은 오행 중 불의 기운을 품은 존재로 예로부터 강한 생명력과 열정 도전 변화와 도약을 상징해 왔다.
경기 회복 기대와 새 출발 심리가 맞물리며 ‘붉은 말’은 2026년을 관통하는 핵심 소비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새해 첫 간편식으로 ‘붉은 말 당근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이며 연초 시즌 수요 선점에 나섰다. 말의 주식인 당근을 주재료로 활용해 병오년의 상징성을 직관적으로 담아냈고, 건강한 이미지를 더했다.
도시락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4개 분야로 구성해 일상 식사 수요를 폭넓게 겨냥했다.
대표 상품인 ‘붉은말 킬바사 정식’은 당근계란밥 위에 말발굽 모양 킬바사 소시지를 올려 재미 요소를 강조했다. ‘당근 명란마요 삼각김밥’은 김에 당근 모양 펀칭을 더해 시각적 차별화를 꾀했다.
명품 업계에서는 몽블랑이 병오년을 기념한 ‘사인 & 심볼 레전드 오브 조디악 홀스 리미티드 에디션 512’를 출시한다. 자유와 열정, 인내를 상징하는 말 형상을 수공 인그레이빙으로 새기고 행운과 번영을 뜻하는 구름과 중국식 매듭 문양을 결합했다. 행운의 숫자 8에서 착안해 512개 한정 생산하며 상징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주류 업계 역시 상징 마케팅에 힘을 싣는다.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은 ‘카발란 솔리스트 마데이라 캐스크’ 병오년 한정판을 국내 전용으로 선보인다. 붉은 말이 지닌 강렬한 에너지와 도약의 이미지를 패키지 디자인에 담았다. 싱글 캐스크 스트렝스로 병입해 원액의 힘과 깊이를 강조했다. 아열대 기후에서 숙성된 풍미와 병오년의 불의 기운을 연결한 스토리텔링이 특징이다.
예술 영역에서도 ‘붉은 말’은 사회적 메시지로 확장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2026년 병오년을 맞아 발달장애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새해맞이 특별전 ‘붉게 힘차게 말’을 2026년 1월 2일부터 2월 20일까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러쉬 두물머리점 ‘러쉬빌리지’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발달장애 작가와 어머니 작가 등 총 91명이 참여해 회화와 영상 작품 128점을 선보인다. 동시에 전국 26개 기관과 협업한 영상 전시도 병행해 접근성을 높였다.
러쉬코리아는 붉은 말을 불꽃 같은 생명력과 변화의 에너지, 그리고 포용의 상징으로 재해석했다. 예술을 통해 다양성과 존중의 가치를 전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병오년 상징과 연결한 것이다. 전시는 무료로 개방되며 지역과 사람을 잇는 문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붉은 말은 단순한 띠 마케팅을 넘어 도전과 재도약, 긍정적 에너지를 담은 강력한 상징”이라며 “2026년에는 제품의 기능을 넘어 의미와 스토리를 담은 상징 마케팅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