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퇴…“국민 눈높이 못미쳐”

2025-12-30 13:00:25 게재

“시시비비 가린 후 더 큰 책임 감당하겠다”

의혹 누적, 정치적 부담 … 세력분화 주목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사과하며 원내대표직에서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재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여당 내부의 세력분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사퇴문을 양복 상의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 초대권 이용 논란,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업무 해결 의혹 등 본인은 물론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누적되면서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면서 “약속했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병기 원내대표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진 후 거취와 관련해 ‘개인적 결단’에 맡겨뒀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9일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김 전 원내대표 관련 논란과 관련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고 당 대표로서 죄송하다, 사과한다고 말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는 의원들과 당원들이 뽑은 선출직으로 임기가 보장됐다”며 “그 누구도 임기가 보장된 분에게 이래라 저래라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30일 김 전 원내대표의 전격적인 사퇴선언이 나오기 전 분위기는 개인적 결단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본인의 억울함과 별개로 의혹제기와 반박이 누적되면서 당과 정부의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김 전 원내대표의) 30일 입장표명을 보고 다음 수순을 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새 원내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관심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당헌을 개정하면서 원내대표 궐위 시 보궐선거로 당선된 경우에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내년 6월 초순)만 채우도록 했다. 임기의 절반만 소화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염두에 뒀던 의원들의 선택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선 박 정, 백혜련, 한병도 의원 등 3선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승래 사무총장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또 당 지도부 변화가 여권 내부 권력지형 변화로 이어질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민주당은 당초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지방선거 공천(4월) 원내대표·국회의장 후보 선출(5월말~6월초), 6.3 지방선거, 당 대표 선출(8월) 등을 예정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와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 최고위 보궐선거에서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지원-견제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위 구성원인 원내대표 선출이 지방선거 공천 이전으로 당겨지면서 내부의 세력변화를 앞당길 수도 있다.

민주당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김병기 원내대표 관련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알면서도 불신임 입장을 내지 않았던 배경에는 정 대표에 대한 견제심리도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새 원내대표와의 정치적 협력 여부는 정청래 대표 체제의 리더십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와 관련해 29일 유튜브 채널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다섯 명과 다 친하다”며 “그들이 최고위원이 되면 정청래 당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들이고, 정청래 당 대표 지도부”라고 강조했다.

이명환 박준규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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