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통과 법안 185개, 본회의 상정도 못했다

2025-12-31 13:00:04 게재

22대 국회, 법안 처리율 22% 그쳐

욕설과 삿대질 속 징계안만 48개로

우원식 “여야 갈등에 민생입법 실종”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한 법안 중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한 채 남아있는 법안이 18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당의 입법독주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무제한 토론)로 막아선 때문이다. 거대양당의 극단적 대치의 결과물이다.

1년 7개월의 22대 국회 임기동안 법안처리율은 20%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여야간 ‘내로남불’식 삿대질, 욕설, 불법 의혹 등으로 얼룩진 결과는 ‘48개의 징계안 발의’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본회의 통과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30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올해 마지막 본회의인데 부의되어 있는 법안 185건을 그대로 두고 해를 넘기게 됐다”며 “본회의 부의 법안 대부분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법안이다. 처리를 미루고 있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납득이 되겠는지 여야 모두 진지하게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여야 갈등에 민생입법이 실종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여야 교섭단체가 책임 있게 나서주기 바란다”고 했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 중에는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해 논란이 되고 있거나 여야가 합의했지만 충분한 숙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검토가 필요한 법안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과 여당 일부 의원들이 제동을 건 약사법 개정안(‘닥터나우법’)이 여당내에서 재논의에 들어가 있고 대통령집무실 100미터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은 시민단체와 소수야당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상황이다. 민주당이 단독 입법한 내란재판전담부 설치법안 등이 본회의 직전에 수차례 수정돼 ‘누더기 입법’ 논란과 함께 ‘법사위 무력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의 입법심사 활동 부진도 켜켜이 쌓인 문제점이다. 국회 의안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1만5357개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이중 처리된 게 3442개로 처리율은 22.4%다. 의원들이 낸 법률안(1만4906개)의 처리율은 22.0%였다.

10개 중 2개 정도만 처리하고 1만개 이상의 법안이 계류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법안을 심사하는 법안소위를 매월 2차례 열어야 하는 ‘일하는 국회법 규정’은 무력화된 지 오래됐다.

그러면서 국회 안에서는 몸싸움, 욕설, 삿대질, 막말, 고성이 오가면서 ‘동물 국회로의 회귀’를 알렸다. 특히 추미애 위원장과 최민희 위원장이 사회를 보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수차례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태도’와 관련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22대 국회는 사상 최장기간 윤리위원회 부재상태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48건의 징계안을 쏟아냈다. 한 달에 1.5건의 징계안이 올라온 셈이다. 이는 기간으로만 따지면 역대 최대치다. 18대 국회 4년간 올라온 사상 최대치 징계안인 57개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응답(ARS)방식의 국가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31%로부터만 ‘신뢰한다’는 응답을 받았다. 정부가 54%로 가장 높았고, 헌법재판소 52%, 경찰 48%, 지방자치단체 42%, 법원 40%였고 검찰이 29%로 국회와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5.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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