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병오년 새해를 진정한 내란종식의 해로
2024년 12월 3일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내란사태가 2025년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파면결정으로 내란사태 해결의 큰 돌파구는 마련되었지만 그 후에 이어진 내란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 재판은 더디기만 하다.
진정한 내란종식을 위해서는 첫째, 내란에 가담하거나 동조한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 둘째, 법원의 판결을 통한 엄정한 책임자 처벌, 셋째, 내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와 관행 개혁의 세 단계를 잘 거쳐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2026년 새해를 맞은 우리는 아직 이 중에서 제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철저한 진상규명’ 과정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갈 길이 멀다.
새해를 맞은 어제까지 아직 내란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진 것은 징역 2년이 선고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정보사 요원 정보 유출’ 판결이 유일하다. 그러나 1월부터는 3특검 사건의 선고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16일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판결, 21일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 판결, 28일에 김건희씨 판결의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판결들에서 내란사건들에 대한 사법부의 엄정한 판결이 내려지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며, 국민들의 상식과 법 감정에 반하는 사법부의 판단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모든 내란사건의 전제가 되는 12.3 계엄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 이미 같은 사법부에 속하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고, 일반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도 앞서 언급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판결에서 12.3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함을 판결문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내란 관련 재판 속도 높여야
그런데 새해부터는 법원이 내란 관련 재판에 훨씬 더 속도를 높여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사건보다 훨씬 더 법리적으로 복잡하고 정치적으로도 전례가 없던 전두환 등 내란사건의 재판도 6개월 만에 1심이 끝났다. 언제까지 국민들이 내란 재판 때문에 불안해야 하는가.
신속한 내란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법을 지난 연말 통과시켰다. 내란사건을 맡게 되는 법원의 판사들로 구성된 판사회의가 각각 내란전담재판부 기준을 정하면 그 법원의 사무분담위원회가 사건을 배당하고 최종적으로 판사회의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대법원장과 법원장이 사건배당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면서 그 법원 소속 판사들로 이루어진 판사회의에 의결 권한을 준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 예규에 규정된 사건 무작위 배당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는 주장이 들린다.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에게 무작위 배당원칙이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된 원칙인지 묻고 싶다. 법원 예규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만든 법률보다 상위규범인지도 묻고 싶다.
또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이 시작되면 사건 피고인인 내란 관련자들이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헌재에 제청해 달라고 신청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헌법재판소법 제42조에 따라 헌재의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법원의 재판이 정지되기 때문에 오히려 재판이 늦어진다는 주장도 들린다.
법원 내부 판사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정해진 내란전담재판부에서 내란재판을 집중적·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법조항에 대해 위헌성이 있다며 위헌제청을 할 판사는 없다고 본다.
내란사건 피고인들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이 있다고 해서 법원이 당연히 위헌제청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위헌제청 신청들이 법원에 의해 위헌성이 없다며 기각결정을 받게 되고, 그 경우 법원의 재판은 정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법원 내부의 판사들 스스로가 민주적으로 지정한 판사가 내란사건을 재판하는 것이 무작위 사건배당보다 더 합리적이고 국민의 염원에도 더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내란 종식하고 선진 대한민국 향한 도약을
내란사건 재판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사건 피고인들의 법 꼼수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2026년 병오년 새해를 진정한 내란종식의 해로 만들자. 그리고 내란종식 후 붉은 말처럼 새로운 선진 대한민국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자. 그것이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갈 우리 미래세대와 후손들에 대한 우리의 당연한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