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해상보험’ 뱃길 열까

2026-03-09 13:00:14 게재

재보험 작동방식 아직 몰라

런던보험시장 견제 조짐도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미 재무부와 함께 중동 호르무즈해협 통항선박에 대한 200억달러 규모의 해상보험 재보험을 제공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민간보험사들이 보험담보를 취소하는 흐름 속에서 미국 정부가 보험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선언적 효과를 넘어 실제 작동할지 여부는 보험프로그램 내용, 선주들의 반응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선박들의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마셜제도에 등록된 유조선 ‘뤄자산(Luojiashan)’호가 7일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다. 사진 연합뉴스·로이터

2월말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반격 이후 해상보험은 폭등했다.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0.25%에서 최대 3%까지 올랐다. 런던선주상호보험조합(P&I클럽) 로이드 등 해상보험사들은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전쟁보험을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 5일부터 시행 중이다.

성재모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클럽) 전무는 9일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보험이 작동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결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DFC와 파트너 보험사들이 어떤 식으로 보험구조를 설계할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벤 블랙 DFC 최고경영자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해상 재보험계획은 중동 걸프지역 전쟁위험을 포함했다. 이는 지난 3일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보험과 미국 해군의 보호조치를 시사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다.

DFC는 트럼프 대통령 1기인 2019년 설립된 미국 정부의 국제투자기관이다. 핵심 광물, 현대적 인프라, 첨단 기술을 포함한 전략적 부문 전반에 걸쳐 투자해 경제발전을 이끌고, 미국의 이익을 지원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 수익을 환원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DFC 재보험 제도는 자격 기준을 충족하는 선박에 최대 200억달러의 손실을 보장한다. 보험은 초기 단계에서는 선체와 기계류, 화물에 중점을 둔다.

DFC는 이 계획의 실행을 위해 미 중부사령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히고 최고 수준의 미국 보험파트너들을 선정했다고 발표했지만 보험사들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신 추가 정보가 확보되는 대로 정보를 계속제공하겠다며 DFC의 해상 재보험 상품을 이용하려는 기업과 금융기관은 직접 문의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세계 해상보험계는 선박이 피납되거나 피격돼 선체와 화물이 손상되고 선원이 다치고 기름이 유출돼 해상오염이 발생하는 등의 상황에 대해 DFC와 파트너 보험사들이 어떤 식으로 보험를 설계해 보상하려고 할 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은 6일(현지시간) DFC가 발표한 프로그램으로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항을 복원하는데 성공할지 여부는 보험보장이 얼마나 신속하게 도입되는지, 선주들이 보험이나 미국 해군이 제공하겠다는 보안수준이 통행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판단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 블랙 DFC 최고경영자는 “미 중부사령부와 협력해 DFC의 보장은 다른 어떤 정책도 제공할 수 없는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의 재보험 계획이 석유 가솔린 액화천연가스(LNG) 항공유 그리고 비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다시 전 세계로 공급될 수 있게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조치에 대해 세계 해상보험시장에서 오랜 기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런던의 견제 움직임도 감지된다.

7일 로이드리스트는 “세계 무역과 경제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제재 대상이 아닌 선박과 그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지원하려는 DFC 의도를 환영한다”면서 “이러한 선박의 대다수는 런던 시장에서 보험에 가입돼 있고, 해당 선박에 대한 보험은 현재 유효한 상태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런던해운협회(LMA) 입장도 덧붙였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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