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갑질 정조준한 공정위…끼워팔기 등 4건 동시 조사·제재

2026-01-05 13:00:03 게재

입점업체에 광고비 강제부담 의혹 오는 7일 ‘제재 수위’ 결정

멤버십에 쿠팡이츠·플레이 ‘끼워팔기’ 사건도 올 상반기 결론

쿠팡, 전 대법관·김앤장 총력전 …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도

공정위원장과 쿠팡 대표이사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고 오승용 씨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대준 전 쿠팡 대표.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입점업체 갑질과 국회 청문회까지 무시하는 쿠팡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가운데 공정위가 쿠팡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제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입점 업체 광고비 부당 수취와 유료 멤버십 끼워 팔기, 배달앱 최혜 대우 요구, 자체 브랜드(PB) 수탁사들에 대한 비용 전가 의혹 등 관련 사건 4건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이거나 심의를 앞두고 있다. 특히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영업정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 공정위 조사·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에는 쿠팡측이 전직 대법관에 국내최대로펌 김앤장까지 동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때문에 시민단체 등은 ‘전관예우에 따른 편향판결’을 우려하고 나섰다.

◆입점업체에 광고비 떠넘겼나 = 5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쿠팡이 입점 업체로부터 부당하게 광고비를 수취해 수익을 얻었는지를 따지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정위 결론이 1월 중 나온다. 공정위는 오는 7일 관련 사안 소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하고 이르면 다음주쯤 제재결과를 발표한다. 이 사건은 쿠팡이 입점 업체에 사실상 광고를 사실상 강제하고, 그 대가로 광고비를 받아왔는지와 이것이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유료 멤버십 ‘와우’에 배달앱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함께 제공한 이른바 ‘끼워 팔기’ 의혹도 판단을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 작성을 마쳤으며, 상반기 중 제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방침이다. 이 사건은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강제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참여연대 등은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약 58% 인상하면서, 별개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하는 끼워 팔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쿠팡은 와우 멤버십과 함께 제공되는 쿠팡이츠·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분리해야 한다. 로켓배송을 축으로 한 와우 멤버십 사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다. 끼워 팔기의 위법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둘러싼 판단도 전향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단일 기업 점유율 50% 이상 또는 상위 3개 기업 합산 점유율 75% 이상일 경우 지정되지만, 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시장 구조와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 결정할 수 있다.

공정위는 2024년 쿠팡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16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당시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주 위원장이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쿠팡 시장점유율이 지난 5년간 상당히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가입자가 2020년 600만명대에서 현재 1400만명대로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이커머스 유로 멤버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입점 점주들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더 낮은 가격이나 더 많은 판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최혜 대우 요구’ 혐의도 상반기 중 심사 대상에 오른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를 업체 측에 발송하고 의견 조회 절차를 진행 중이며, 쿠팡이츠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쿠팡과 PB 상품 자회사 CPLB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이 PB 상품 수급사업자에게 계약에 없는 판촉 행사를 진행하게 하고 비용을 전가했다는 의혹으로, 현재는 쿠팡이 동의의결 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공정위, 쿠팡 지배사업자 판단 검토 = 한편 쿠팡은 소송 중인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전직 대법관과 최대로펌인 김앤장을 동원,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예산상 제약이 큰 공정위는 중소로펌에 사건을 맡겨 전관예우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은 2017년 1월~2019년 6월 직매입 거래 상대방인 330개 납품업자로부터 성장장려금 명목으로 약 104억원을 받았다. 또 2018년~2019년 상반기 소비자에게 다운로드 쿠폰(할인 혜택)을 주는 베이비·생필품 페어를 하면서 388개 참가사에 할인 비용 약 57억원을 부담시켰다.

공정위는 쿠팡이 연간 거래 기본계약으로 약정하지 않고 성장장려금을 받고, 할인 비용 100%를 납품사에 부담시켜서 위법하다고 판단, 과징금 33억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공정위가 위법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과징금 취소판결을 내렸다. 공정위의 상고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쿠팡은 상고심에서 수임료만 수억~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전직 대법관과 김앤장 변호사들을 내세워 ‘물랑전’을 펴고 있다. 쿠팡은 공정위 상대 소송때 마다 김앤장 변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다. 대법원으로 간 판매촉진비 과징금 사건에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 6명이 쿠팡 소송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박병대 전 대법관 등 5명이 법원 출신이다. 김앤장 소속 이외에도 박정화 전 대법관도 쿠팡 측에 선임돼 있다.

반면 공정위는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고전하고 있다. 대법원이 심리 중인 쿠팡의 판매촉진비 사건은 법원 경력이 없는 변호사가 주축이 된 소형 법무법인이 공정위 실무진과 함께 대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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