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철도 탄소중립 최전선에서 RE100을 견인한다

2026-01-08 13:00:08 게재

2050년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최대 61% 감축하겠다는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다. 2018년보다 연간 국가 탄소배출량을 742.3백만톤CO₂eq에서 반 이상 줄여야 하는 도전적 과제다. 코레일도 국가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 발전소를 제외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연간 약 150만톤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8월 ‘RE100 추진단’을 출범했다. 코레일형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고 ‘K-RE100 이행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단순한 친환경 경영 선언을 넘어서 국가 에너지 안보의 실질적 해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주요 내용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 사용량 절감 △국가 탄소배출 감축 기여 등으로 철도를 통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첫째, 국토 한계 극복을 위한 철도 유휴부지의 ‘발전소화’ 추진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좁은 국토 면적과 환경 규제로 인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부지확보는 난항을 겪고 있다. 코레일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전국의 철도 유휴부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발전 전략을 세웠다. △‘양면형 방음벽 태양광‘을 통한 철도 방음벽의 발전소화 △주차장, 차량기지 지붕 등 철도 유휴공간을 에너지 거점화하여 도심 내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공급한다.

코레일형 에너지 전환 본격화

둘째, 철도차량의 에너지 고효율화와 수소 철도차량 개발을 추진한다. 코레일 전략은 새로 들어오는 열차에 에너지 절감을 위한 철도 차량과 운영 시스템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선 국토교통부 주도로 개발된 차세대 고속열차(EMU-370)를 최대한 활용한다. EMU-370은 시속 370km의 속도를 내면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설계와 고효율 영구자석 전동기를 적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대폭 절감한다. 아울러 2028년 상용화 목표의 수소 전기동차 개발에 발맞춰, 코레일은 노후 디젤 열차를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수소 열차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셋째, 전력망 포화의 위기를 ‘에너지 트레인’이 뚫는다. 호남 지역은 태양광 발전량이 넘쳐 발전을 제한하는 사태가 빈번한데, 수도권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법 제정 등을 통해 송전망 건설을 서두르나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공백기를 메울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에너지 트레인’이다. 에너지 트레인은 호남의 잉여 전력을 대용량 화물열차 배터리에 담아 철길로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달리는 송전망’이다. 화물열차 20칸으로 1회 운행 시 약 200MWh의 전력을 수송할 수 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약 29만세대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마지막으로 열차 제동 시 발생하는 회생에너지를 국가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회생에너지를 활용하면 철도는 단순한 수송 수단을 넘어 움직이면서 전기를 확보하는 발전원이 될 수 있으며 연간 약 1180GWh의 회생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 지원 비롯해 범정부적 관심 절실

철도가 ‘국가 에너지 플랫폼’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다. 코레일형 RE100 열차가 기적을 울릴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의 규제 샌드박스 적용, 예산 지원을 비롯해 범정부적 관심이 절실하다.

박영식 코레일 RE100추진단TF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