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이야기

노동법 변화에 선제적 대응, 기업의 지속가능성 결정

2026-01-09 13:00:41 게재

2026년 정부의 새로운 노동정책 기조에 따라 근로시간의 단축, 사각지대 없는 노동권익 보호 그리고 임금체불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이르기까지 노동관계 법령 전반에 걸쳐 유례없는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한 규정의 수정을 넘어 기업 운영의 핵심인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수준의 근본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주 4.5일제 추진과 포괄임금제 폐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변화는 근로시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임금 지급의 투명성 강화다. 정부는 현재 주 40시간인 법정 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42시간 이하로 낮추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차출퇴근제나 재택근무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도입 기업에는 임금보전 및 컨설팅 등 파격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공짜 노동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포괄임금제가 원칙적으로 금지될 전망이다. 따라서 기업은 이제 근로자가 실제 근로한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고 기록해야 한다. 만약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로 판명될 경우 기지급된 포괄임금 전체가 기본급으로 간주돼 연장근로수당 전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심각한 재무적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고의적이거나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법원에 체불액의 3배 이내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됐고 퇴직자에게만 적용되던 연 20%의 지연이자가 재직 근로자에게도 확대 적용돼 사용자의 변제 의무가 매일 무겁게 누적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및 휴식권 보장

올해부터는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 획기적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시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적용시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급여의 경우에도 기존 1년 이상 근속자에게만 지급되던 기준이 계속근로기간 3개월 이상의 모든 노동자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기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에 상당한 노무비용 가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근로자의 휴식권 역시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된다. 연차유급휴가의 발생 요건이 현행 1년 근속 시에서 6개월 근속 시로 완화돼 신입 사원의 휴가 권리가 앞당겨질 수 있다. 또한 미사용 연차를 3년 이내에 이월해 적치해 사용할 수 있는 연차휴가 저축제도가 시행돼 장기 휴식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아울러 근로자의 날 명칭이 노동절로 공식 변경되면 노동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유급휴일로 자리 잡게 된다.

정년 연장과 임금분포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현행 만 60세인 법정 정년을 만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과 연계된 조치로 기업 입장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더 오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인건비 부담과 인사 적체라는 숙제를 안겨준다. 이에 대응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사례처럼 임금피크제나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임금분포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직무 직위 근속 등에 따른 임금정보를 공공데이터로 공개해 임금격차 해소의 기준 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성별 임금격차를 개선하기 위한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민간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임금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경영진의 전략적 결단 필요

올해 노동법의 변화는 노동의 가치 회복과 보편적 권리 보장이라는 확고한 방향성을 견지하고 있다. 변화의 폭과 깊이가 전례 없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단순히 법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실근로시간을 정확히 관리할 수 있는 근태시스템을 도입하고,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비해 임금체계를 재설계하며, 정년연장을 고려한 직무급 중심의 보상체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상습 체불 사업주에게 대출 제한이나 이자율 상승 등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며 정부 보조금 지원 배제 및 공공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르게 된다.

이제 노동법 준수는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며 사람을 존중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유상건

유정노동법률사무소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