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이전론’ 확산에 한준호 “국가전략산업 흔들지 말라”
김성환 기후부 장관 발언 이후 ‘새만금 이전론’ 부상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국가사업…이전 주장은 무책임”
“지역균형발전, 다른 지역 빼앗는 방식은 안 돼”
“국가 프로젝트, 정치논쟁으로 뒤집는 선례 막아야”
여권 내부에서 불거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에 대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전략산업을 훼손하는 지역이기주의적 주장”이라며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준호 의원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발언을 계기로 제기된 ‘새만금 이전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전 가능성이 불거진 이후, 중진급 당내 인사로서 명시적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논란의 발단은 김성환 장관의 발언이었다. 김 장관은 공개 석상에서 “전력이 충분한 지역에서 산업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이를 계기로 전북 새만금 등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나왔다. 전북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근거로 “새만금 이전이 탄소중립 전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업지인 용인과 산업계는 “100조원대 전략투자를 정치 쟁점화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용인 지역 여야 인사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국가산단 지정과 보상,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을 되돌리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이전론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민주당 경기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한 전 최고위원이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내 논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은 국가전략산업의 훼손이자 그간 축적된 정책 결정을 외면한 발상”이라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돼 도로·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고, 전력·용수 체계 구축과 SK하이닉스의 실제 착공까지 이뤄진 상황”이라며 “이 단계에서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들과 쌓아 온 정책 신뢰와 국가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력·용수 문제를 이전 명분으로 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전력과 용수는 수급 조정과 인프라 확충으로 풀어야 할 정책 과제이지, 클러스터 자체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사안은 아니다”며 “정부 역시 전력망 확충과 용수 확보를 병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전론 측이 내세우는 지역균형발전 논리도 반박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선 국가사업을 흔드는 방식은 특정 지역만의 발전 논리일 뿐”이라며 “국가전략산업을 지역 간 제로섬 갈등의 전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균형발전은 어디에서 무엇을 빼앗아 올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 의원의 문제의식은 개별 사업을 넘어 국가 프로젝트의 신뢰 문제로 확장된다. 그는 “정책적 결정을 거친 국가 프로젝트가 정치 논쟁에 따라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장기 투자를 결심할 기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는 국가 리스크를 키우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기업의 전략과 투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정치가 이를 흔드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이전 여부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어떻게 책임 있고 안정적으로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해법”이라며 “이미 결정된 국가 프로젝트를 정치 쟁점으로 뒤흔드는 논의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 내부 새만금 이전론과 용인 지역의 강경 반대가 맞서는 가운데, 한 의원의 발언이 민주당 내부 반도체 논쟁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