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근로감독관, ‘노동감독관’으로 새출발

2026-01-14 13:00:07 게재

노동부 ‘근로감독행정 혁신방안’ 발표 … 감독 물량 3배 확대·AI 감독 도입, “현장 체질 바꾼다”

고용노동부가 73년간 사용해 온 ‘근로감독관’ 명칭을 ‘노동감독관’으로 바꾸고 감독 물량 확대와 인력 증원, 인공지능(AI) 기반 감독체계 도입 등을 포함한 근로감독행정 전면 개편에 나선다. 임금체불과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노동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감독행정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부는 14일 서울 강남구 양재엘타워에서 전국 지방고용노동관서 근로기준·산업안전 감독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감독관과의 대화’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감독행정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노동부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사용해 온 ‘근로감독관’을 ‘노동감독관’으로 변경한다. 대국민 공모와 노사·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된 명칭으로 근로감독관 직무집행법 등 관련 법 제・개정이 완료되면 공식 사용된다.

노동부는 “일터 안전과 노동권 보호를 담당하는 노동감독관의 역할을 국민이 명확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감독행정의 양과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있다. 노동부는 현재 연간 5만여개 수준인 사업장 감독 물량을 올해 9만개, 2027년 14만개까지 확대해 OECD 평균 수준인 전체 사업장의 7%를 감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체불·중대재해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고용·노동·산업안전 통합 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타깃 감독을 강화하고 상습·악의적 법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지시 없이 즉각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감독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감독권한을 위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중앙-지방정부 협의를 거쳐 감독대상을 선정하고 중앙정부는 운영 기준 마련과 평가·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지방 감독체계 안착을 지원한다.

건설·외국인 노동 등 취약 분야는 국토교통부·법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 감독으로 대응하고 소규모 사업장은 민간재해예방기관과 협력해 자율 개선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인력 확충도 병행된다. 노동부는 올해까지 근로감독관을 총 2000명 증원하고 산업안전감독관 비중을 현재 70%에서 2028년까지 근로기준과 5대5 수준으로 조정한다.

신규 채용 단계부터 노동법을 필수 시험과목으로 하는 고용노동직류로 선발하고 산업안전감독관 중 기술직군을 확대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또 ‘공인전문인증제’(1급・2급)와 특별승진 경로를 도입해 감독업무에 대한 유인 구조를 만든다.

감독의 공정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퇴직 감독관이 3년 내 취업심사 대상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취업심사를 받도록 법령(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업무 관련자와의 사적 접촉 신고 의무화, 감독 만족도 조사 공개 등이 추진된다. 연말에는 감독 결과를 종합한 연례보고서를 처음으로 발간하고 사건 처리 이후 사법기관 처분 결과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노동부는 AI 기반 감독행정 체계로 전환한다. 노동자는 24시간 다국어 상담과 진정서 작성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사업주는 앱을 통해 노동법 준수 여부와 산재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도록 지원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특강에서 “근로감독관 한명 한명의 역량이 2200만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성과로 신뢰에 답하는 감독행정으로 ‘우리 노동부’로 변화해 가자”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2026년을 ‘일터 민주주의’ 실현의 원년으로 삼아 노동현장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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