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종합특검 대치’…민생법안은 뒷전
반도체특별법 등 표류
원내대표 회동 주목
2차 종합특검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되며 민생법안 처리가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종합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방해)를 예고한 상황이다. 14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예정돼 있지만 안건 조율이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5일 본회의에서 제2차 종합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3대 특검이 미처 밝혀내지 못한 부분을 더 확실하고 치밀하게 수사하기 위한 법안”이라면서 “12.3 내란의 기획과 지시, 은폐 과정을 끝까지 밝혀 전모를 완전히 파헤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3대 특검 재연장법에 ‘지방자치단체의 계엄 동조 혐의’를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면서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들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계엄 동조범으로 몰아서 정치적 타격을 주겠다는 선거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우 의장을 찾아 2차 종합특검법의 상정 보류를 요청했다. 장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 외의 대응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장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해를 넘긴 비쟁점 법안, 민생 법안 처리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 본회의에는 국가 전략 자산인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여야 합의를 거쳐 부의된 상태다. 사고조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과 영유아의 과도한 사교육을 방지하는 ‘학원법 개정안’ 등도 올라 있다.
민생법안 신속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우 의장은 14일 오후 양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2차 종합특검법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 차가 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 기간 중 대법관 증원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법 왜곡죄 신설 법안, 재판소원 관련 법안 등 국민의힘과 입장을 달리 하는 사법개혁 법안을 연달아 처리할 계획이어서 민생 법안 처리는 계속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