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지금 위안화 강세가 의미하는 것

2026-01-14 13:00:02 게재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말 6위안대로 진입한 후 그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당 7.36위안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4% 가까이 절상됐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 11월 1조달러 선을 넘어선 데다 수출업체의 계절적 외환 환전 수요까지 겹쳐진 결과다. 중국 외환당국도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위안화 절상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올해 중국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확대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재정과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가 0.8% 오른 것도 주목거리다. 물가가 오르면 위안화 실질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사들도 올해 위안화의 강세를 점치는 모양새다. 3년 넘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 환율을 정책목표이자 수단으로 활용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나타난 위안화의 실질 환율지수는 88.6 수준이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보면 5년간 11.4% 하락한 셈이다. 주요 교역국에 비해 낮은 물가상승률이 위안화 실질 환율 약세의 주요 원인이었다. 위안화 실효환율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위 5개 통화는 유로(18.5%), 미국 달러(18.5%), 일본 엔(11.5%), 한국 원(8.8%), 대만 달러(6.2%)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10% 절상되더라도 위안화 실질 실효 환율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1.85%에 불과하다. 미국의 강력한 상호관세에도 중국 수출이 늘어난 것도 국제 물가 차이로 인한 위안화 약세 영향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한 위안화 실질 환율은 2022년 4월 이후 16.7%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위안화 명목 환율지수가 5.1% 하락한 것과 3배 이상 차이다.

물론 과거 자료로 중국의 환율을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경을 초월하는 시장지표인 환율에는 수많은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환율은 각국 물가와 고용을 비롯해 금융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우 위안화 환율을 정책의 목표이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좁게 보면 환율을 무역 흑자나 적자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자국의 통화가치를 내리면 상호관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물론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면 교역량 자체가 감소하는 손실도 발생한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상호관세 갈등으로 기술규제로 인한 공급망 분리 비용도 치르고 있다. 공급망이 분할된 시장에서는 가격을 조절하는 환율의 기능을 상실한다.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어도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도 어렵다. 환율안정을 정책 목표 차원에서 관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환율정책은 매년 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환율안정이 거시경제 정책은 물론 유리한 무역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환율을 국가의 경제적 위상이자 경제발전 전략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이유다.

경제난은 환율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점 새기길

중국은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점에서도 한국의 환율관리와 다르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다시 1470원대로 올랐다. 연말 외환 당국이 거액을 투입해 방어한 게 허사로 변한 셈이다. 어설픈 시장개입이 부른 결과물이다. 환율 관리 부실의 책임을 서학개미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다.

앞으로 원달러환율 변동 요인은 부지기수다. 파월 의장의 기소 여부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하 시간표도 달라질 수 있고 일본의 재정 무한확대 정책도 변수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도 점입가경이다. 경제난은 환율관리 실패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되새길 때다.

현문학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