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뜨거운 북극, 북극항로 사령탑은 언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손잡으려 하고, 러시아도 긴 국경을 마주한 중국 대신 미국과 협력하려는 동기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관계를 활용해 ‘한-미-러 합종’과 ‘한-중-일’ 연횡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자던 전략이 끊임없이 의심받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보다 악화될 요인들이 더욱 불거지고 있어서다.
트럼프행정부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후 다음 발걸음을 그린란드로 옮겼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할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차단을 거론한다. 에너지와 자원확보를 위해서라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유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하자 당사국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나토 붕괴를 거론하며 미국의 행보를 비판한다.
지난 7일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군이 북대서양 공해상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사건을 규탄하며, 이를 유로-대서양 지역(Euro-Atlantic region)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무력 사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유조선은 헤즈볼라 및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네트워크를 대신해 원유를 운송한 혐의로 2024년 6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나포 당시 선박은 러시아 항구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북극항로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공급받던 원유가 끊기고, 이란의 원유 공급망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한 상황을 헤치고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건설’이라는 전대미문의 임무를 받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연말 이재명정부 출범 후 6개월 만에 부산으로 이전을 완료했지만 장관도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통령실에는 대통령을 보좌할 해양수산비서관이 면직된 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석이다.
북극항로 전도사 역할을 하던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서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했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 악화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준비하고 있는 관계자는 “운송할 화물을 구하고 운항할 배를 구하고 선원을 구하는 일은 어렵지만 해낼 수 있다”며 “가장 어려운 것은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협력해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양해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공석인 해수부 장관 발탁에 대해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부산에서 막 출항한 해수부에 신뢰할 수 있는 유능한 선장이 긴급한 상황이다.
정연근 산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