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수도권, 사업장 입지는 지방
대한상의, 기업환경 톱10 발표 … 창업·입지·행정별 우수 지자체 선정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8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소재한 기업 6850곳을 대상으로 ‘기업환경 체감도 조사’를 실시하고, 창업·입지·행정 분야별 우수 기초지자체 톱10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창업 환경이 우수한 지역으로는 성남·안양(경기) 동작·성북(서울) 등 수도권 기초지자체가 다수 포함됐다. 이와 함께 양양(강원) 남해·양산(경남) 기장(부산) 장성·장흥(전남) 등 비수도권 지역도 창업 친화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의 산업 밀집 효과와 지방의 차별화된 지원 전략이 동시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입지 분야에서는 지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고성·남해·함양(경남) ●신안·영암·장성(전남) ●고창(전북) 등 영호남 지역 기초지자체가 다수 포함됐다. ●안산·안양(경기) ●부여(충남)도 입지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행정 편의성 부문에서는 ●남양주·안산(경기) ●거창·하동(경남) ●영천(경북) ●대덕(대전) 울산 북구 노원·성동·서울 중구가 톱10에 선정됐다. 기업의 불편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려는 행정 방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기업이 실제로 체감한 행정 만족도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민창 한국규제학회 회장은 “수도권은 신산업 기업이 밀집돼 있어 지리적 인접성에 따른 교류 효과가 크다”며 “입지 측면에서는 규제가 완화되고 부지 활용 여력이 큰 지방이 공장 설립에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안양(경기) 남해(경남) 장성(전남)은 창업과 입지 분야 모두에서 톱10에 포함됐다. 안양은 대규모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를 조성하고 법률·재정 자문을 제공했다. 장성은 나노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해 입주 업종을 확대했다. 남해는 공장 신설 기업에 설비비를 지원하고, 창업 초기부터 행정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안산(경기)은 입지와 행정 분야 모두에서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 상담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창업 우수 지역에 오른 수도권 기초지자체들은 실증 사업 지원에 적극적이었다. 성남은 드론 실증 도시로 신기술 도입을 확대했고, 동작은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 산업 시험 공간을 제공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양양·기장 등이 관광 수요를 겨냥한 창업 아이디어를 지원했고, 장흥은 수도권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시와 협력에 나섰다.
입지 분야 상위 지역들은 과감한 지원책으로 기업을 끌어들였다. 함양·고성은 대규모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했고, 고창은 청년 기업에도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부여는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 토지 활용도를 높였다.
행정 분야에서는 적극 행정이 공통 키워드였다. 서울 중구는 민원 사전예약제를 도입했고, 성동·남양주는 인공지능 기반 민원 안내 체계를 구축했다. 대덕은 연구개발 기업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유연한 인허가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과거 조사와 비교하면 기초지자체의 규제 개선 노력을 기업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지자체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전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