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CEO 연임시 ‘주주의 통제 강화 방안’ 추진
금융위·금감원 ‘지배구조 선진화TF’ 첫 회의
3월까지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제고 등 결론
CEO 선임, 개방·경쟁 승계 프로그램 마련키로
BNK ‘사외이사 과반, 주주 추천으로 구성’ 결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연임시 ‘주주에 의한 통제 강화' 방안을 금융당국이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 방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이후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 현안으로 부상했으며 금융당국은 즉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권·연구원·학계·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 금감원의 지배구조 실태점검 등을 기초로 4가지 방향에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9일부터 8대 은행지주사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한다.
권 부위원장은 첫 번째 과제로 금융회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는 금융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며,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안전장치”라며 “이사회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해 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사외이사 선임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EO 선임 등 경영승계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도 해결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금융회사 CEO 선임과 관련한 투서를 언급하며 “그 주장이 단순히 경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음해가 아니라,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측면이 있다.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계속 해 먹더라”라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CEO 선임과정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개방적·경쟁적인 승계 프로그램이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CEO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BNK금융지주는 15일 사외이사의 과반을 주주 추천 인사로 구성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주주 간담회를 개최하고 주요 주주들이 제안한 개선안의 전격 도입을 결정했다. 주주들은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제도(절차) 공식 도입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구성하기 위한 노력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 △회사 홈페이지로 사외이사 후보 공개 추천 접수 등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BNK금융지주는 오는 3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다고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사외이사의 과반을 주주 추천 인사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교체되는 사외이사 6명 중 4명 이상이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BNK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내놓는 개선 방안을 최우선으로 수용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TF는 이사회 구성과 CEO 선임뿐만 아니라 성과보수체계의 합리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권 부위원장은 “과도한 단기성과주의를 야기하는 보수체계는 무리한 영업 및 내부통제 소홀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 가치와 연동되도록 보수체계를 설계하고, 주주 감시를 통해 과도한 성과급 지급 관행을 개선하는 한편, 과지급된 성과보수를 환수하는 방안 등 책임경영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수체계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TF논의를 거쳐 올해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률개정이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은 이를 반영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해 주주·시장·국민 등 참여자들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실태점검을 토대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정하게 점검·평가하고 개선과제를 신속하게 제도화·법규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