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약 논란’ 이혜훈 “국가기관 조사 결과 따르겠다”

2026-01-16 13:00:05 게재

‘갑질’ 의혹에 “상처받은 분께 사과”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는 역할해야”

“강력한 지출구조조정도 병행할 것”

국회 인사청문회 질의에 서면 답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부정청약 논란에 대해 “국가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이재명정부의 잠재성장률 반등 등 정책기조에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당시 반대했던 소비쿠폰에 대해서는 “경제와 민생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의 특단의 대책”이라고 평가를 바꿨다.

16일 기획처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 답변에서 “청약 논란이 제기돼 유감”이라며 “청약은 배우자가 모집 공고문을 보고 그 요건에 따라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이미 고발된 상태여서 엄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영종도땅 “교포 개인사정으로 매각” = 해당 아파트 분양가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취득가액 36억7840만원 가운데 본인이 12억9000만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배우자가 납부했다”며 “본인 부담액 중 5억4000만원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았고, 2억원은 시어머니로부터 대여했으며 나머지는 본인 예금 등으로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1년여 전 영종도 일대 토지를 매입한 뒤 6년 후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해외 교포인 토지 매도자가 개인 사정으로 배우자에게 매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토지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광역도시개발공사가 협의 취득한 공공사업용 토지로, 법과 절차에 따라 매각 금액이 결정됐다”고 했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업무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상처받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자는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장남의 장학금 수혜, 이른바 ‘아빠 찬스’ 논문 게재 의혹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개인정보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출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후보자 명의 세종시 전세 아파트를 장남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장남이 매달 전세금 이자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증빙자료 제출에는 응하지 않았다.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공감” =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 패러다임을 대전환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확장재정’에 비판적 견해를 밝힌 적이 있는 이 후보자는 “재정운용과 관련해서는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소신”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재정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여러 부처의 유사·중복 사업 정비와 의무·경직성 지출 재구조화 등 강력한 지출 효율화를 병행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지역 맞춤형 지급으로 정책효과를 제고했다”며 “그 결과 부진한 경기흐름을 반등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소비쿠폰은 사상 최초로 4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이어지는 등 경제와 민생이 매우 어려웠던 상황에서의 특단의 대책이었다”며 “소비쿠폰 등을 통해 회복된 경기 흐름이 이어지도록 2026년 예산의 충실한 집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랑상품권 정책과 관련해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유효한 정책수단”이라며 “이러한 지방정부의 노력을 국가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내세운 ‘기본소득’ 구상과 관련해서는 “향후 시범사업 효과, 재원 마련 대책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회적 합의 등을 거쳐 구체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미 관세협상에 대해선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익을 우선에 두고 최선을 다한 협상 결과”라며 “관세 인하를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우리 기업의 대미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 후보자는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과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며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계와 충분한 소통 없이 추진돼 연구생태계 위축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특히 소규모 기초연구 예산 삭감으로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기회가 축소된 점은 큰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야당 반대 목소리 높아 = 한편 야권은 국민의힘 출신인 이 후보자의 인선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는 19일 예정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검증 자료가 제대로 제출될 때까지 미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인 박수영·이종욱·박성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빈껍데기 자료로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연기할 것을 여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후보자가 이날 오후 5시까지 2187건의 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불과 748건의 답변만 도착했으며, 이 가운데 55.5%(415건)가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등으로 사실상 백지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에서 이 후보자가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47%에 달했다. ‘적합하다’는 16%, ‘의견 유보’는 37%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부적합(37%)이 적합(28%) 의견을 앞섰고, 중도층에서도 부적합(42%)이 적합(17%)보다 크게 높았다.

성홍식·엄경용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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