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친환경 초소형 반도체 밝기 18배 향상

2026-01-17 14:06:18 게재

원자 수준 표면 제어로 발광 효율 한계 돌파 … 차세대 디스플레이·양자통신 활용 기대

TV와 스마트폰, 조명 등에 쓰이는 발광 반도체는 일상 전반에 활용되고 있지만,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초소형 반도체에서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컸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만 배 작은 나노 반도체는 이론적으로 높은 발광 특성을 지니지만, 실제로는 빛이 거의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국내 대학 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한 표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친환경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인듐 포스파이드(InP)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Magic-Sized Clusters, MSC)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이 다룬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은 수십 개의 원자로 이뤄진 초소형 반도체 입자로, 모든 입자가 동일한 크기와 구조를 갖는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선명한 빛을 낼 수 있지만, 크기가 1~2나노미터에 불과해 표면 결함으로 인해 발광 효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존에는 불산(HF) 등 강한 화학 물질로 표면을 제거하는 방식이 시도됐으나, 반응이 과도해 반도체 구조가 손상되는 한계가 있었다.

조힘찬 교수 연구팀은 반도체를 한 번에 깎아내는 방식 대신, 화학 반응이 미세하게 진행되도록 조절하는 정밀 에칭 전략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결정 구조는 유지하면서 발광을 방해하는 표면 결함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불소와 용액 내 아연 성분이 염화아연 형태로 결합해, 노출된 나노결정 표면을 안정적으로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기존 1% 미만이던 발광 효율은 18.1%까지 향상됐다. 인듐 포스파이드 기반 초소형 나노 반도체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밝기가 18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제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초소형 반도체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다룰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성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더 밝은 반도체 구현을 넘어, 원하는 성능을 얻기 위해 원자 수준의 표면 제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주창현 박사과정과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조힘찬 교수와 스페인 바스크 소재·응용 및 나노구조 연구센터(BCMaterials)의 이반 인판테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ACS)에 12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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