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40% 뽑았다더니…실제론 18%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국토부·관광공사 등 37개 기관
‘공공기관 이전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가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채용률이 목표치인 3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운영 미숙으로 일반 지원자가 불이익을 받거나 특정 대학 쏠림 현상 등의 부작용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법에 따라 지역인재를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지만 수시로 예외규정을 적용하면서 실제 채용률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모든 권역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해 왔으나 감사원이 실질적인 신규 채용 총정원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23년 실제 채용률은 17.7%로 발표치 40.7%보다 23%p 낮았다.
이러한 괴리가 발생한 것은 시험분야별 채용 인원이 연간 5명 이하일 경우 의무채용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연간 단위가 아닌 개별 시험 단위로 인원을 쪼개어 예외를 적용했고, 한국남동발전 등은 ‘사무’ 직군을 ‘법정·상경’ 직렬로 세분화해 채용 인원을 5명 이하로 줄였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의무채용 예외정원은 신규채용 총정원의 72.8%까지 증가했다. 감사원은 관련 기관들에 예외 사유별 중요성과 불가피성 등을 고려해 축소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일반 지원자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드러났다. 법령상 지역인재 합격자가 의무채용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정원 외로 선발하고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에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감사원은 일부 기관이 기존 가점제·할당제를 지역인재 채용목표제와 중복 운영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가점제・채용할당제를 배제해 모의분석한 결과 2021~2024년 한국관광공사 등 11개 기관은 가점제 때문에 탈락하지 않았어도 될 일반 지원자 4026명을 떨어뜨렸다. 2018~2024년 부동산원 등 4개 기관에서는 할당제 운영으로 합격권이었던 일반 지원자 1392명을 탈락시켰고 대신 탈락 대상이었던 지역인재 481명을 합격시켰다. 감사원은 지역인재 가점제와 할당제가 채용목표제와 중복운용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할 것을 권고했다.
특정 대학 출신들이 공공기관을 독점하는 ‘인사 경직성’ 문제도 지적됐다. 이전 초기인 2014년에는 특정 대학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기관이 26개 중 7개(26.9%)였으나 2024년에는 18개(69.2%)로 급증했다.
감사원이 향후 10~30년 특정대학 쏠림을 추세분석한 결과,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2054년 재직자 중 특정 대학 비율이 현재보다 10.5%p 증가하고 한국전력거래소는 2급 이상 관리자 중 특정 대학 비중이 14.0%p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향후 이전지역 특정대학 채용 쏠림이 심화될 경우 학연・지연 등에 따른 인사운영의 경직성・폐쇄성 등 조직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특정대학 채용 쏠림 완화를 위해 인접 권역과의 통합 등을 통해 지역 범위를 광역화하고 이전지역 고교 졸업 후 타 지역 대학을 졸업한 자(‘유턴인재’)로 지역인재 대상을 확대하는 등 인력풀의 확대방안 검토를 제안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