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거래 관리·규제 무엇이 바뀌나
2026 달라지는 제도③ 부동산
올해 부동산 시장이 제도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실수요 중심의 주거 안정’ 기조가 2026년을 기점으로 보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되면서, 거래 관리부터 금융·정비사업·서민 주거 지원까지 전반적인 제도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과열된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도심 정비를 통한 공급 확대를 병행하는 이른바 ‘관리와 공급’ 전략이 시장 전반에 적용되는 모습이다.
불투명한 거래 관행에 제동… “증빙 관리 대폭 강화”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막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실거래 신고 관리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그동안 공인중개사가 실거래 신고 과정에서 별도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됐던 관행을 손질해, 허위 신고나 가격 부풀리기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매매 신고 과정에서 계약서와 계약금 입금 내역 등 거래 관련 증빙자료에 대한 제출 요구가 강화되면서, 신고 단계부터 거래의 투명성이 한층 높아졌다.
자금 출처에 대한 관리도 촘촘해졌다. 투기과열지구뿐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거래 시에는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이 요구된다. 대출 여부는 물론 금융기관명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여, 편법 증여나 차명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외국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을 매수할 경우 체류 자격과 국내 거소 여부에 대한 신고 관리가 강화돼, 외국인 투기성 거래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부동산 거래 질서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별도의 전담 조직 신설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시장 교란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불법 거래에 대해서는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대출 문턱은 높이고, 정비사업 문턱은 낮춘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관리 기준 역시 강화됐다. 올해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되면서,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4월부터는 대출 금액이 클수록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을 높게 적용하는 차등제가 도입돼, 고액 대출자의 금융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도심 정비사업에는 제도적 지원이 강화된다. 2월부터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이 완화돼, 토지 3분의 1 이상을 신탁해야 했던 기존 요건이 폐지됐다. 앞으로는 토지 소유자 과반수의 추천만으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해져, 사업 착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정비기반시설 제공 등 공공기여가 이뤄질 경우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상향할 수 있는 특례가 신설돼, 사업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융 지원도 확대됐다. 조합의 초기 사업비 융자 한도는 최대 60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도 연 2%대의 비교적 낮은 금리로 최대 15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됐다.
서민·청년 주거 사다리 강화… 세제 혜택도 연장
서민과 청년층을 겨냥한 주거 지원책도 다각도로 확대된다. 올해부터 무주택자의 월세 세액공제 대상이 확대돼, 주말부부 등 거주지가 다른 가구도 합산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자녀 가구의 경우 공제 대상 주택 기준이 전용면적 100㎡ 이하 또는 시가 4억 원 이하로 완화됐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이주해야 하는 세입자에게도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 지원돼, 이주 과정에서의 주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세제 혜택의 적용 기한도 연장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는 오는 5월 9일까지 1년 더 연장돼, 시장에 매물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소득공제와 청년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은 2028년 말까지 3년 연장됐으며, 적용 대상도 배우자까지 확대됐다. 농어촌주택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특례 역시 2030년 말까지 연장돼 지역 균형 발전을 뒷받침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으로 세입자 안전망 강화
전세 사기 우려를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시 부담하는 보증료를 지원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돕는다.
전세보증금 3억 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면서 소득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 신혼부부, 저소득 가구가 대상이다. 지원 금액은 최대 40만 원이며, 2025년 3월 30일 이전 가입 건에 대해서는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된다. 청년을 제외한 일반 가구의 경우에도 납부한 보증료의 90%를 한도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외국인,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재외국민, 법인 임차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온라인 또는 관할 구청과 주민센터를 통해 가능하며, 심사를 거쳐 30일 이내에 신청인 계좌로 지급된다. 예산이 소진될 경우 조기 마감될 수 있어, 대상 요건에 해당하는 임차인이라면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