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결정, 지선 이후로

2026-01-21 13:00:09 게재

이 대통령 “검경 상호 견제” 요구

정청래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립과 관련한 공론회가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를 지방선거 이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민주당 공청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기소는 검사에게, 수사는 경찰에게”라면서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적 통제 차원에서 법안을 잘 다듬어 보겠다”라고 했다.

이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충분한 숙의’와 ‘검경 상호견제’를 주문한 이후에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정부의 공소청·중수청 법안이 공개된 이후 당내 논란이 확산되자, 이 대통령은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제안했다. 또 지난 13일 서울공항에서 방일을 위한 공군 1호기 탑승 전에는 “검찰의 권한이 없어지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상호 견제해야지”라고 했고, 정 대표는 이를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것처럼 경찰에 모든 권력이 다 갔을 때 민주적 통제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받아들였다. 19일 여당 지도부와 만찬에서도 이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의 상호 견제’를 다시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신임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도 비슷한 당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보완수사권 등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된다.

친명계 모 의원은 “대통령은 검찰에 쏠렸던 권력도 우려하지만 경찰에 수사권을 몰아줄 경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각종 로비 등으로 암장되고 거대 경제사범 등에 대한 수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보완수사권 같은 장치마저 없다면 경찰도 검찰처럼 권력화돼 그 부작용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여당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으로 ‘예외적 보완수사권 허용’이나 ‘강제력 있는 보완수사요구권’ 등을 제안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뉴시스와의 ‘취임 6개월’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지 않되, 과연 예외가 필요한지, 얼마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께서는 수사나 범죄 대응에 한 치라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되고, 경찰에게도 큰 권한이 새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적절한 민주적 통제도 고민해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권보다는 보완수사요구권을 두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기본 원칙에 맞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정 대표도 유튜브 ‘박시영TV’에 나와 “(보완수사) 요구는 할 수 있지 않나.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았는데 안 하면, 보완수사를 따르지 않는 경찰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만드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김태년 의원은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된다”며 “수사기관이라는 것은 늘 암장하거나 숨기거나 왜곡·과잉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장치들을 충분히 담아야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김 총리는 중수청·공소청법 처리 일정과 관련해 2단계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 대통령께서 일관되게 숙의를 통한 개혁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당정이 의견을 잘 모아서 상반기까지 마무리해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1단계인 공소청·중수청 조직법에 이어 2단계인 보완수사권 등을 포함한 내용 법은 6월까지 마무리하자는 계획에 기초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중수청의 이원화’ 논란 등을 먼저 매듭짓고, 논쟁이 심한 ‘보완수사권’ 문제 등 형사소송법은 지방선거 이후에 다루자는 얘기다. 정부가 공소청법안을 내놓으면서 보완수사권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엔 숙고 기간을 갖고 분리 대응하기 위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20일 공청회에서는 중수청의 이원화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또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중수청의 우선 수사권, 중수청 담당 범죄(9개)의 과다, 중수청 구조의 거대화 등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22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등 여론 수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26일까지 정부 법안의 입법예고가 마무리되는 만큼 정부안에 민주당안이 어느 정도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여당 지도부와 강성 의원들의 요구대로 설 전에 중수청·공소청법이 본회의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