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트럼프 새 안보전략과 한반도 새 독트린
지난해 12월 4일 트럼프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을 내놓은 이후 새해 1월 16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를 외교현장에서 어떻게 실행할지를 담은 ‘전략이행계획(Agency Strategic Plan, ASP)’을 발표했다. 총 100쪽 분량이다. 원래 전략은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서 유래한 ‘군대(Stratos)’와 ‘이끌다(Agein)’ 합성어로 장군의 기술을 의미하며 전쟁 승리의 방법론이다. 현대에서는 ‘이길 수 있는 판을 짜는 지혜’로 해석한다.
트럼프정부의 거버넌스 프로세스를 보면 먼저 1년 동안 집권하면서 현실과 경험을 기반으로 4년 기간의 ‘NSS’를 수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각 부처가 ‘ASP’를 세우고, 해마다 ‘성과실행계획(APP)’을 수립 평가하고 이를 예산에 반영한다. 합리적 성과주의다.
초기 집권 1년은 주로 ‘행정명령’에 기반해 통치한다. 기업가 출신답게 트럼프는 전략을 잘 이해해 한정된 국가 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길 수 있는 지혜’를 국가 경영에 철저히 대입한 전략사례다. 트럼프 1기와 최근 발표한 NSS와의 차이는 가치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미국 우선주의’ 목표 아래 실리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제기술 바탕으로 미국 중심성 강화
NSS·ASP 핵심은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경제기술의 압도적 우위다. 경제기술 번영을 안보 핵심 축으로 격상시켰다. 실행으로 관세를 통한 불공정 무역 시정, 더 많은 에너지확보, 제조업 부활, 신기술 패권 등이다. 국내산업 부활을 위해 인공지능(AI) 집중 투자, 리쇼어링, 동맹국 투자 유치 등에 집중하고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뿐 아니라 그린란드 합병까지 추구한다.
둘째, 미중 경쟁에서 승리다. 미국의 라이벌로 ‘수정주의 국가’ 중국과 러시아를 꼽고 있다. 경제 기술 산업역량을 둘러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경쟁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행계획으로 ‘유능하고 능력 있는’ 동맹국들과의 협력과 투자를 강조한다.
셋째, ‘경제기술 동맹’이다. ASP에 ‘방위산업기반(Defense Industrial Base)’을 제시하면서 “동맹국이 자체 방위 지출과 억지력 투자를 늘리고, 핵심 인프라와 자원에 대한 미국 접근을 허용하면 미 국방산업기반에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풀스택(Full-Stack) 전략’을 제시했는데 AI 경우 중국 봉쇄를 위해 하드웨어(GPU)부터 모델(LLM),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묶어 동맹국에 공급해 미국 중심의 기술블록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은 “ASP는 무역 공급망관리 기술보호 산업협력까지 포괄하는 전략 집행의 수단으로 재정립한다”면서 “동맹의 기준이 달라져 실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기여 능력에 달려있다”고 평가한다. ASP에서 “대외원조도 미국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국제기구에서 탈퇴한 이유다. 미국 국익 중심의 ‘돈로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넷째, 호혜 및 거래를 통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다. 과거처럼 세계경찰로 전세계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안방인 서반구와 경제적으로 중요한 인도·태평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트럼프는 ‘부자’ 유럽에 국방비를 올려 스스로 안보를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 없어서는 안될 자산국가임을 강조
대한민국은 미국 NSS·ASP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먼저 미국은 ‘거래동맹’인 한국에 방위비 증액과 반도체·자동차 등 관세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예산 증액에 따라 우리 조선·방산기업들과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경쟁력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에 없어서는 안될 전략적 자산국가임을 강조해 협력과 거래의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 AI·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동맹을 통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좋은 기회다. ‘AI 1.5강 전략’이다. 특히 트럼프는 스스로를 피스메이커인 ‘평화대통령’이라면서 노벨평화상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NSS·ASP에 북핵이 사라져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이 높아졌다.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새 독트린과 함께 이를 실행할 특사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해 먼저 트럼프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어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다카이치, 그리고 김정은을 만나 새 한반도 평화·번영을 그릴 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