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통화긴축 신호에 주목할 때다

2026-05-12 13:00:11 게재

‘소비자물가 2.6%, 경제성장률 2.8%’. 한국금융연구원이 11일 발표한 올해 수정 경제전망이다. 올해 거시경제 전망과 관련 국내 유력 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연구원은 수정 경제전망과 관련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관련한 설비투자 확대가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내놓은 물가 상승률(2.2%)과 성장률(2.0%) 전망치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불과 석달 만에 경제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중동전쟁의 여파가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은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흐름을 보면 향후 상승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중동전쟁 이후 국내외 기관과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든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반도체가 가져온 행운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경쟁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수출이 전례없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물가보다 더 높은 성장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잡을 수도 있다는 희망적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한국은행 안팎에서 통화긴축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중앙은행의 사명으로 생각하는 신현송 총재 취임으로 통화정책 향방을 주시하던 시장은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아예 공개적으로 “금리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면서 금통위원으로는 이례적인 강경발언(?)을 내놨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내놓던 신성환 금통위원도 11일 “금리인하를 논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쐐기를 박았다. 안팎의 상황은 반도체가 가져온 호황국면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이르면 7월이나 8월에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분위기다.

금리상승에 대한 전망이 확산되면서 경제주체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가계는 이자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에도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조달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통한 자금의 원활한 융통을 강조하지만 인위적 기업대출 금리 제약도 한계가 있다.

정부도 대비해야 한다. 거대 반도체 기업이 가져다 줄 법인세 선물에 안주해서 재정수지 관리를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 국채금리 상승은 결국 정부와 국민부담이다. 당장 몇달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각 경제주체가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자율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상수다.

백만호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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