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법적 단죄 본격화…여야 ‘과거 청산’ 준비됐나

2026-01-22 13:00:01 게재

사법부 “12.3 계엄은 내란” 판단, 헌법 파괴 단죄 흐름

거대 양당, 공천헌금·정교유착 의혹 … 선제 조치 주목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21일 오후 한덕수 전 총리 내란재판 중계를 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재선의원이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 것 같으냐”며 꺼낸 말이다. 20년 넘게 정치권에서 정무·전략 보고서를 작성해 왔지만 최근 벌어진 이슈는 따라가기조차 벅차다.

이날만 해도 오전에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고, 내란재판 1심 선고가 이어졌다. 당 내부에선 검찰개혁과 관련한 공소청·중수청 신설 관련 토론회가 이어지고 국회 밖에선 공천헌금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최민희 장경태 의원에 대한 직권조사가 시작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국회 안에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단식이 이어지고 있고, 신천지 신도의 조직적 입당 의혹과 폭로가 이어졌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광역권 행정통합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단순히 여야 정쟁 수준을 넘어 큰 판이 바뀌는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중심을 놓치고 흔들리면 휩쓸려가는 것 아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을 둘러싼 초대형 이슈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같이 정국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고수’들도 “용량초과”라며 손사래를 친다.

국회의원들과 평론가들이 공히 뽑는 제1의 이슈는 내란에 대한 사법단죄의 시작이다. 21일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역사 앞에 너무도 당연한 결론”이라며 “윤석열 내란 본류 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법정의의 분명한 기준선”이라고 반겼다. 계엄을 옹호했던 논리는 무너지고 이른바 ‘반탄’ 세력을 규합하려던 시도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엄청난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거와의 확실한 청산과 신뢰 회복을 위한 혁신이 뒤따라야 하는 일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란재판과 관련해 “야당인 국민의힘의 입지가 곤궁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여론이 헌정 파괴 행위와 분명한 단절을 요구할 것인데 야당이 어떻게 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 3심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는 것은 더 큰 역풍을 불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공천헌금·정교유착 의혹 또한 휘발성 높은 사안이다. 경찰과 합동수사본부가 이미 수사를 시작한 상황에서 여야는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단식농성을 벌이며 통일교·공천헌금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강선우·김병기 의원과 관련한 의혹은 ‘시스템 공천’ 등을 주장해 온 민주당에게 치명적이다. 탈당했다고 하나 민주당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던 인물들이고, 특히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김 경 서울시의원은 다른 민주당 인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추가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1일 공개한 여론조사(19~20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관련 특검 필요성에 대해 63.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모든 층에서 특검 찬성 의견이 높았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46.5%)이 반대(33.9%)보다 높았다.

신천지 신도의 조직적 입당 의혹은 국민의힘의 특검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의힘도 통일교 특검과 별도로 신천지 특검을 수용할 여지를 보이기도 했다.

최창렬 교수는 “공천헌금이나 신도 조직적 입당 의혹 등은 정당의 자정시스템과 민주적 절차를 묻는 근본적 사안”이라며 “선택적으로 유리한 것은 받고 거부하고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내란수사를 추가로 해야 한다는 종합특검은 실시하면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공천헌금 특검은 거부할 명분이 없다”면서 “또 야당도 내부 폭로가 나온 이상 특검 수용은 물론 여야 모두 자체 조사와 대국민 사과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과거와 결별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회복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픈 봉합으로 대응했다가는 오히려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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