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규모보다 의료 작동에 강조둬야”

2026-01-23 13:00:05 게재

의사인력 양성토론회 “필수분야 해결 우선” … 추가 논의 거쳐 설명절 전 증원규모 확정

의사 인력 양성에 대한 논의에서 의대정원 규모보다 지역·응급·중증·필수의료가 작동 될 수 있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규모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추계 결과와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적용방안’ 등을 발표하고 토론회를 열었다.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이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 및 적용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이날 6가지 모델에 따라 2037년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의사 수가 △2530명 △2992명 △3068명 △ 4262명 △4724명 △4800명 등으로 예상된다고 발제했다.

다만 여기에 203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공공의대와 지역신설의대에서 2037년까지 모두 600명의 의사를 배출할 것이라는 가정을 더하면, 현재 운영중인 비서울권 의대의 실제 증원 규모는 1930명에서 4200명 사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단순히 5개 연도로 나누면 연 386~840명이 된다.

이를 5년간 균등 배분할지 단계적으로 증원할지 정해야 한다. 여기에 2024학번과 2025학번 재학생 6000여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문제와 입학정원이 10% 이상 바뀔 경우 각 의대가 주요변화 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것도 고려할 대목이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증원분을 모두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정한 가운데 이들의 의무복무지역을 9개 도로 할지, 여기에 수도권 취약지를 포함할지도 미정이다.

신 실장은 수도권과 인기과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 때문에 지역·필수·공공 영역에서 의료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인력 불균형이 위기의 ‘결과’이자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대입 정원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역·필수의료 현장에서 일할 인력을 제대로 배분하고 이들의 의무복무가 끝나는 2043년 이후까지 제도가 잘 정착되도록 관리해 국민의 정책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의사 부족·증원 여부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 달랐다. 하지만 대다수는 ‘미래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현시점부터 필수 의료 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각각 주장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는 계속 숫자만을 발표하고 있는데 중증질환자들에게 (추계 기준시점인) 10년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의료는 오늘 치료를 받아 살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의사가 몇 명인지가 아니라 응급·중증·필수의료의 현장 작동 여부이며 의사 인력 정책은 장기 전망이 아니라 지금 작동하는 현실 대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 의사 수에 대해 “환자에게 의사는 최소치가 아니라 충분해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며 “정치적 타협의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은 “추계위원회는 정치적으로 오염이 돼 있는 것처럼 보이며 의사의 생산성 등 변수와 시뮬레이션 등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정책 실패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추계와 심의 과정에서 임상 의사가 배제되는 등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시간을 들여 현장 경험을 통해 설정된 정책 변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원장은 “의사를 늘린다고 분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다른 나라의 실패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보건의료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 의사들이 할 일도 많아질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추계는 추계일 뿐이고, 당장 다음 달부터 어떻게 의사들을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끌어들일까 하는 게 훨씬 중요하고 힘든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 과장은 “2000명 4000명 뽑으면 뭐하나. 외과 의사의 절반 이상이 개업해 10년 이내로 맹장 수술할 의사도 없을 것이라는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외국 의사 수입도 하고 양한방 통합도 추진해 당장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비급여를 없애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넓힌다든지 등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의사 인력 규모 결정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지역·필수 의료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종합적인 의료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와 보정심은 추가 논의를 거쳐 2월 설명절 이전까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학별 증원분 배분은 이후 복지부와 교육부가 진행한다. 각 대학은 정원 조정에 대한 학칙 개정을 거쳐 4월 말까지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변경된 2027학년도 모집인원을 제출한다. 5월 말 이러한 사항을 모두 반영해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요강을 발표하게 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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