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투자사, 미 정부에 한국정부 조사 요청

2026-01-23 13:00:06 게재

개인정보 유출 대응 두고

정부 “차별적 조치 아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안을 둘러싸고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조사를 요청했다. 한국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조사로, 특정 기업을 차별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쿠팡에 투자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한국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위반했다며 국제투자분쟁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담은 의향서를 한국정부에 전달했다. 이들 투자사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정부의 조치로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 투자사는 USTR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도 청원했다. 개인정보 유출 규모에 비해 한국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고, 이로 인해 주가 하락 등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부당하거나 차별적 조치를 했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USTR은 청원 접수 후 45일 안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사들은 한국정부의 조치로 쿠팡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린옥스는 약 11억달러(약 1조620억원) 규모 이상의 쿠팡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티미터는 약 2억1000만달러(약 3090억원) 상당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쿠팡 주가는 52주 최저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쿠팡은 한국 법인 지분 100%를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가 보유하고 있으며,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의결권의 과반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사들은 이러한 지배구조를 근거로 쿠팡dl 미국 기업이라며 미국정부의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투자사들의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정부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안이 국민 피해와 직결된 사안으로,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국내 기업과 다른 외국 기업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정 기업을 겨냥한 표적 규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국제중재 의향서와 관련해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당국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미국 측에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으며, 조사 범위와 절차에 대해서도 외교·통상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풍·김선일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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