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선 안착할까… 국내외 IB 상향조정 잇따라

2026-01-23 13:00:03 게재

추가 상승 여력 vs 단기 급등 피로감

관세·물가·기업실적 등 대외 변수 주목

꿈의 지수로 불리던 ‘코스피 5000’이 현실이 됐다. 국내외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잇따라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강세장에 진입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여전히 남아 있는 글로벌 관세 리스크와 고물가,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AI 산업·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등 대외 변수에도 주목해야 한다.

◆코스피, 5000선 회복…코스닥도 상승 = 코스피가 23일 개인의 매수세에 장 초반 5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55포인트(0.64%) 오른 4984.08로 출발해 오전 9시 21분 현재 전일보다 62.72포인트(1.27%) 오른 5015.25에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12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8억원, 152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632억원 ‘팔자’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8.22포인트(0.85%) 오른 978.57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6.80포인트(0.70%) 오른 977.15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0억원, 196억원 순매수 중이며 외국인은 349억원 순매도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내린 146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에 대한 관세 철회로 개선된 투자심리가 이어지며 3대 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처음으로 종전을 위한 3자 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점도 증시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다만 국내 증시 개장 전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함대가 이란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힌 점은 지정학적 긴장을 확대, 외국인의 매도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5000선에서 공방전이 치열할 것”이라며 “지수 1000포인트마다 심리적인 저항 구간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 중인 인텔이 국내 반도체주의 발목을 얼마나 붙잡을지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5200~5650 = 증권가는 코스피 5000선 돌파 이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상단은 한국투자증권 5650, 하나증권 5600, KB증권 5500, IBK투자증권 5300, 대신증권 5300, SK증권 5250, 유안타증권 5200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증시에 대한 눈높이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3700에서 5500으로 상향했다. 2001년부터 2007년 메모리 반도체 상승기 당시 최고 PBR(주가순자산비율) 1.7배를 기준으로 BPS(주당순자산가치)를 적용한 결과다. JP모간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목표치 5000을 제시하면서 강세장 6000·약세장 4000을 함께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치로 5000을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3800에서 4500으로, 강세 시나리오 목표치를 4200에서 5000으로 올렸다.

시장은 이제 ‘5000선 안착’과 함께 5200~565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 상향 근거로 지배구조 개혁이 실제 정책을 통해 추진되고 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상승에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내놨다. 씨티는 “올해 한국 경제가 골디락스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정부가 지배구조 개혁과 AI 혁신 등 시장친화적 정책을 추진할 여지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한국에 장기적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도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5000 넘어도 거품 아냐 =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이 넘어도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실적 기준으로 11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배 수준이라 거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가 1994년 1000선을 넘은 후 4000선 안착까지 약 31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5000선 도달까지는 3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경이로운 속도를 기록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이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인공지능 인프라 수요가 결합된 펀더멘털의 비약적 성장에 기반한다”며 “상법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강격한 주주환원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촉매제로 작용해 투자심리를 극대화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와 함께 시정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한국 시장은 이제 장기 강세장에 접어들었다”며 “반도체 랠리와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코스피가 글로벌에 비해 더 상승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6000포인트로 질주하기 위해 지배구조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제도들이 잘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버넌스 개선과 관련된 여러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됐는데, 상장사들과 주주들의 태도가 바뀌고 제도가 법의 정신에 잘 정착되느냐가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고점에 따른 심리적 부담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단기간 급등한 지수에 대한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조정은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가 일각에선 AI 거품론 등이 힘을 받아 거품 붕괴 우려 등이 커지면 다시 4000대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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