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공백’ 기획예산처…임기근 대행 체제로 현안대응 총력

2026-01-26 13:00:15 게재

연이어 확대간부회의 열고, 현안업무 점검

“국정과제·본연의 업무 흔들림 없이 추진”

인사·주요정책결정 늦춰지면서 우려 확산

18년 만에 새 간판을 내건 기획예산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초대 장관으로 지명됐던 이혜훈 장관 후보자가 각종 신상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낙마하면서 ‘장관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2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통과하려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다. 서둘러도 3월은 되어야 장관이 취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2027년 아젠다·지구조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예산처 제공

◆장관 공백 언제까지 = 기획처는 26일 오전 임기근 대행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 기획처는 부처 출범일인 지난 2일에도 첫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업무상황을 점검한 바 있어 20여일 만에 또 간부회의를 개최한 셈이다. ‘장관 부재’에 따른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강한 정책 드라이브가 요구되는 출범 초반에 ‘수장 공백’이 길어진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기획처는 임기근 장관대행 체제로 일찌감치 내년도 예산안 작업에 조기 착수했지만, 장관급 판단과 정치적 조율이 필요한 주요 현안은 줄줄이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편성지침, 재정전략회의 등 핵심 예산실무 준비에서도 장관급 톱다운 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기획처 내부의 주요 인사도 미뤄지면서 업무차질을 빚고 있다. 부처 출범과 함께 신설된 기획조정실장은 한달째 신임 실장도 없이 국회 인사청문회 등 현안 대처에 바쁘다. 기존 기획재정부 조직에서 거의 그대로 옮겨온 주요 국과장들도 일단 기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예산실은 과장급 인사를 하지 못한 채 2026년 예산안 편성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기획처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민생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된 수순” 관측 = 기획처 안팎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많다. 청문회 전까지만해도 이 대통령의 ‘국민통합인사’ 의지가 크다는 점을 들어 가급적 임명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의혹들이 오히려 커지면서 낙마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 갑질·폭언과 영종도 투기, 반포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자녀 병역·취업 특혜 논란에 더해 장남의 연세대 입학을 둘러싼 ‘할아버지·아빠 찬스’ 의혹까지 새롭게 터져 나온 탓이다.

특히 결혼식을 올린 장남 부부의 ‘위장 미혼’으로 부양가족을 늘려 반포 원펜타스 청약에 당첨된 경위와 관련, 장남이 곧바로 파혼 위기라 혼인신고를 못 했다는 취지로 해명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배우자가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았을 당시, 시아버지인 4선 의원 출신 김태호 전 내무장관의 훈장을 내세워 장남을 ‘사회기여자 전형’에 합격시킨 것은 국민 뇌관을 건드리는 입시 특혜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낙마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다만 기획처는 일단 ‘이혜훈 리스크’에서는 한발 벗어나게 됐다.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각종 의혹 규명과 수사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전 부처와 조율이 필요한 ‘예산재정 컨트롤타워’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는 어려웠다는 점에서다.

기획처 관계자는 “이혜훈 후보자가 임명됐더라도 부처 수장이 수사대상이 되고 국민 불신이 커지는 등 큰 어려움이 예상됐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새 장관이 임명돼야 예산안 편성 등 그나마 업무차질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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