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만에…서울 도심에 트램 운행 시작
위례선 트램 시범운행, 총연장 5.4㎞
교차로·횡단보도 구간 안전확보 과제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트램이 58년만에 다시 움직인다. 교통체증에 시달려온 위례신도시에 새로운 교통 실험이 시작되면서 도심 교통의 대안을 둘러싼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는 위례선 트램 차량 반입과 기반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오는 2월부터 실제 노선에서 본선 시운전에 돌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도심에서 트램이 운행되는 것은 1968년 이후 58년 만으로, 위례선은 국내 최초 무가선 노면전차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7일 새벽 위례선 트램 초도편성 차량을 위례 차량기지로 반입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총 10편성을 도입할 계획이다. 2월부터 8월까지는 본선 시운전을 통해 주행 안전성과 지상 설비 연계 동작 등을 집중 점검하고 4월부터 12월까지는 철도종합시험운행을 거쳐 개통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위례선 트램은 마천역에서 복정역과 남위례역을 잇는 총연장 5.4㎞ 노선으로, 12개 정거장에 전동차 10편성이 투입된다. 전차선 없이 차량 상부 배터리를 활용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도심 미관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건설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시운전은 단순한 주행 테스트를 넘어 안전 검증에 초점을 두고 있다. 가속·제동, 곡선 주행 능력은 물론 통신·신호 연동, 승차감, 소음과 진동까지 종합 점검이 이뤄진다. 도로를 공유해 달리는 특성상 교차로와 횡단보도 구간에서의 안전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전방 충돌경보 장치와 긴급 제동 시스템을 적용하고 시민들에게도 무단횡단 금지, 신호 준수 등 기본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위례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신도시 조성 이후 오랜 시간 교통체증과 대중교통 부족으로 불편을 겪어온 상황에서, 트램은 일상 이동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5호선, 8호선과 연계를 통해 그간 지하철 불모지로 불리던 위례의 약점을 보완할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트램과 버스 같은 지상 교통수단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지하철의 한계가 있다. 지하철은 수송 효율이 높지만 공사비가 막대하고 건설 기간도 길다. 최근에는 50미터 이상을 파내려가는 대심도 터널이 늘어나면서 화재나 사고 발생 시 대피 안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논란도 있었다. 시범운행을 앞두고 근린공원 조성 공사와 일정이 겹치며 개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트램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정상 추진 중이며, 공원 공사는 개통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대공사”라고 설명했다.
트램이 위례신사선 추진을 지연 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지하철 3호선 신사역까지 14.84㎞, 11개 정거장을 잇는 도시철도 노선으로 총사업비는 약 1조9313억원에 달한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정부 예비타당성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고 서울시는 결국 민자 방식을 접고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위례선을 시작으로 트램이 도심 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신중하게 검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전을 전제로 한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트램은 교통체증 해소와 도시 이동성 개선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트램은 서울에 1899년 최초로 도입되어 1968년까지 약 70년간 운행되었다. 위례선이 개통하면 58년 만에 서울에서 트램이 부활하게 된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번 시운전은 위례선 트램차량과 시설물, 시스템 간 안전성과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핵심 단계”라며, “철저한 시험과 검증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통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