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급물살에 특별자치시·도 “우리도”
재정지원·기관이전 소외될라
정부지원·특별법 제·개정 요구
비수도권 광역지방정부의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통합에서 비껴 서있는 특별자치시·도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국회의 관심과 지원이 통합 광역지방정부에 집중되면서 이들이 소외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7일 세종 강원 전북 제주 등에 따르면 이들 특별자치시·도 등은 최근 일제히 지역별 특별법 제·개정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여야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5개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들 특별법안은 모두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담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기존 행복도시 특별법을 대신할 행정수도 특별법을 제정해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는 됐지만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5극 3특’에서 ‘3특’에 해당하는 강원 전북 제주 등 특별자치도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최근 “행정통합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특별자치도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공평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김관영 전북지사는 “전북 강원 제주 등 3특에도 5극에 준하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세종시와 함께 성명을 내고 각각의 특별법 제·개정과 공평하고 투명한 국가자원 배분 등을 주장했다.
강원도는 지난 2024년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제자리 걸음이다. 개정안은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비전을 구체화하고 규제를 개선하며 현행 제도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북도 역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전북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도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비전을 구체화해 특례규정을 마련하고 일부 미비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도는 위성곤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다수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머물러 있다.
행정통합에서도, 특별자치시·도에서도 빠져 있는 충북도는 다급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충북 역시 상응하는 정책적 배려와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도는 현재 특별자치도 설치를 목표로 설정했다. 지역 정치권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자치도로 지정해 주거나 최소한 현재 시행 중인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중부내륙특별법) 개정을 통해 균형발전 특례를 부여해 달라는 것이다.
이방무 충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충북은 통합 논의에서 빠져있고 특별자치도에서도 제외돼 있어 균형성장을 위한 정부 지원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며 “특별자치도 지정을 통해 국가균형성장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의 통합이 속도를 낼 경우 이에 비례해 나머지 비수도권 광역지방정부의 요구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재정 인센티브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이들은 제한적인 정부재정에서 행정통합 광역지방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받으면 자신들에게 돌아올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은 더 심각하다. 재정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 이전은 대상이 사실상 정해져 있기 때문에 통합지방정부가 우선권을 갖게 되면 이들의 몫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들은 특별자치시·도 행정협의회를 중심으로 별도의 지원대책과 로드맵 마련 등을 정부와 국회, 정치권에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윤여운·이명환·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