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경선에 선호투표제 첫 적용

2026-01-27 13:00:04 게재

민주당 2002년 대선경선서 첫 실시

2024년 당규에 규정 … “극단화 완화”

“깜깜이 교육감선거부터 적용” 제안도

사이좋은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 송기헌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네 번째)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선호투표제’를 지방선거 경선에 적용하기로 해 주목된다. 대선경선이나 원내대표 선거, 도당 위원장 선거에는 시도한 적이 있지만 지방선거 경선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면 폭넓은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합종연횡과 조직력에 의한 표심 확보력은 떨어지고 거대 양당 중심의 양극화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후보를 정당에서 추천하지 않는 교육감 선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본경선에서 선호투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당규에 들어간 이후 지방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선호투표제가 활용되는 셈이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11월 “예비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통과한 예비후보가 많을 경우 권리당원 100%로 1차 조별 예비경선을 치르고, 2차 본선은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하되, 선호투표제로 50% 이상 득표자를 후보로 결정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강력한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24년 이재명 당대표 시절 선호투표제를 당헌·당규에 넣었다. ‘경선 후보자가 5인 이상인 경우 당원 경선으로 예비경선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과 함께 ‘경선 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선호투표 또는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선출직 공직자 후보 선출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게 열어뒀다. 이에 따라 이달 치러진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도 선호투표가 이뤄졌다. 규정에는 ‘원내대표 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결선투표의 시행을 위해 권리당원의 ARS 투표 또는 온라인 투표는 선호투표 등의 방법으로 실시할 수 있다’고 해놨다.

민주당은 지난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우리나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선호투표제를 실시한 바 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1순위부터 선호 순서를 모두 표시하는 제도다. 1순위 표만 먼저 집계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즉시 후보자가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1순위 득표가 가장 적은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가 얻은 표 중 2순위 표를 남은 후보들에게 합산하게 된다. 이후에도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가장 적은 표를 얻은 후보의 3순위 표를 같은 방식으로 나누게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후순위 선호표를 개표한다. 이때 최종 당선자가 확정되기 전까지 중간 개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 한 번의 투표로 결선투표까지 끝낼 수 있는 방식이다.

선호투표제는 후보 난립 상황에서도 단순 다수 득표가 아닌 전체 구성원의 선호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진영의 결집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을 방지하고 상대적으로 수용성이 높은 후보를 선출하는 데 유용하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선호투표제는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네거티브 경쟁을 완화시키고 중도 지향형 선거 캠페인을 펼치게 만든다”며 “정치적 다양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호주, 아일랜드의 선호투표제는 거대 양당이 새로운 의제에 주목하면서 극단화를 차단하는 완화장치로 기능했다”면서 “뉴욕시 의회 선거가 2021년 처음으로 선호투표제로 실시됐는데 여성 의원이 과반이었고 유색 인종 후보가 3분의 2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선거에서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교육감 선거부터의 적용을 제안했다. 그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아니지만 진영 대결 선거로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며 “선호투표제는 후보 단일화 과정의 잡음과 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 판결로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한 농어촌 복합 선거구와 일부 기초의회 선거구,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도입하면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통합과 문제 해결의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당의 텃밭에서 시도해 보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개혁진보 4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함께 의원총회를 열고 거대 양당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시민사회 대표자 30여 명과 함께 원탁회의를 갖고 압박 강도를 높였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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