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불응하면 매출 1%까지 과징금 부과 추진

2026-01-28 13:00:00 게재

주병기 “법 위반 억지력 확보” … 관련법에 부과근거 신설 추진

현행 ‘1억원 과태료’로는 한계 … 선진국형 제재로 조사권 강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불응 기업에 최대 연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는 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신설해 조사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에 불응하는 경우 직전 사업연도 총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고치겠다는 취지다. 이행강제금은 직전 사업연도 일평균 매출의 5%까지 부과할 예정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U 등 해외에서는 = 공정위는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EU 경쟁당국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조사방해 관련 5건을 제재했다. 미국 향료기업 IFF가 직원의 왓츠앱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의 0.15%에 해당하는 1500만유로(약 27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공정위 현장조사에 자료제출, 출석요구 등에 응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조사불응시 과징금과 이행강제금 부과근거를 신설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선진국 표준에 맞는 경제적 제재 합리화와 조사권 강화는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1분기 내 법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권 강화는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경제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정위 등에)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형벌 완화를 위해서다. 정부는 ‘경제형벌 정비’로 형벌이 폐지되는 자리에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도입해 법위반 억지력을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현행법으론 강제력 없어 = 현행 법령도 공정위 조사불응에 따른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 124조는 공정위 조사시 폭언·폭행 및 고의적인 현장진입 저지·지연 등을 통한 조사거부 및 방해, 기피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같은 법 130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약하다보니 일부 대기업들은 이런 제재를 감수하고 공정위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거나 불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주 위원장은 “조사불응에 대한 현행 제재 수준이 미흡하다”며 “불응시 금전적 제재를 신설함으로써 법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앞서 발표한 과징금 상한 상향을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의 경우 과징금 한도를 현행 관련 매출액의 6%에서 20%로 높인다.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과징금 한도도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상향한다. 반복적 법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법위반 행위 1회 반복만으로도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부과할 방침이다.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 과징금을 가중부과할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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