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안 입법으로 ‘정책 실책’ 공략

2026-01-28 13:00:00 게재

트럼프발 관세 위기 속 ‘쿠팡·정통망법’ 정조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으로 대미 외교·통상 리스크가 급부상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정부의 ‘입법·정책 실패’로 규정하고 대안 입법을 통한 압박에 나섰다. 미국 정부의 우려를 촉발한 이른바 ‘온라인 입틀막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을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바로잡을 ‘글로벌 스탠더드’ 법안으로 대여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27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25% 인상 발언을 언급하며 “이는 최근 쿠팡 사태,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3400만명에 달하는 국민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된 ‘쿠팡 사태’를 단순한 기업 사고가 아닌 ‘국가 사이버 재난’이자 ‘국민 안보 위기’로 규정하며,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쿠팡 사건은 현행법 제도가 내부자 보안과 국외 원격 접속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정부의 늑장 발표 대응과 국민 안보 사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 능력 결여가 오히려 쿠팡에게 터무니없는 빌미를 주고, 미국 정부가 이 사태를 오해하게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쿠팡 국민안보위협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정보보안 패키지 4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개인정보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루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민감 정보를 보호하고, 사후 처벌보다 사전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역시 대미 신뢰 훼손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해당 법안은 ‘허위·조작정보’의 정의가 모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자의적인 검열 기구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동일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을 중첩 부과하는 과잉 규제 조항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WP),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국제사회에서도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권력 남용을 감시하는 언론 기능을 제한할 수 있다”며 법 시행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입틀막 방지법’을 당론으로 발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정보통신망법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자의적인 검열 기구 등은 바로 서방 국가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시스템 방어의 인계철선”이라면서 “국민의힘은 국내외의 우려, 그리고 국제사회의 기준을 바탕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의 실책이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외교·통상 마찰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부의 정책 실책을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잣대로 정조준함으로써 대여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대안 입법을 통해 ‘정책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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