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법, 재산권 침해 우려

2026-01-29 10:34:44 게재

KIAF “사전규제 강화는 위험

미국식 사후규제로 전환해야”

온라인플랫폼법 도입시 기업가치를 반토막 내고, 국민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9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온라인플랫폼법 도입시 경제효과 및 전망’을 주제로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기조발제에서 “국내 온라인플랫폼 법안들이 유럽연합(EU)의 사전 지정제를 도입하면서도 수수료 상한제, 대금 지급기한 강제 등 강력한 가격·경영 통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정부와 국회는 공정성·입점 업체 보호라는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미국처럼 경쟁법에 의한 사후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글로벌 규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플랫폼 반독점 지침 시행 이후 월별 투자 건수 26.7%, 신규 스타트업 진입 18.7% 급감했다고 밝혔다. EU 역시 디지털시장법(DMA) 도입 이후 투자가 위축되고 서비스 매출 손실(최대 1136억유로)이 발생하는 등 생태계 위축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규제가 혁신 저해와 소비자 편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맞춤형 광고에 대한 선택 규제만으로도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이에 따라 생산 감소와 취업 유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또한 플랫폼 운영 복잡성 증가는 영세·신규 업체의 입점 기회를 제한해 성장 기회를 박탈하고, 그 파급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온라인플랫폼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론 기업가치를 반토막 내는 등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수십만 명의 국민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예고 기간 중 네이버 시가총액이 16.2%(약 8조5000억원) 증발하는 등 자본시장의 충격이 이미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지정토론에서도 과도한 사전규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박기순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과도한 플랫폼 규제는 혁신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중국 플랫폼의 시장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과거 ‘선규제 후시행’으로 경쟁에서 뒤처졌던 온라인뱅킹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혁신을 가로막는 사전규제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승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리더는 “규제의 핵심 쟁점은 ‘강화 여부’가 아니라 ‘기술 진화 속에서 실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오 덴톤스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국은 플랫폼 규모에 따른 일률적 의무 부과 대신 구체적인 행위가 실제로 경쟁을 제한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 왔다”며 “사전에 특정 행위를 획일적으로 금지할 경우 기업의 효율적인 경쟁과 혁신 동력까지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이 미국의 신중한 접근법에 투영돼 있다”고 밝혔다.

김규옥 한국M&A협회 이사회 의장은 “정부 규제는 국민불편을 해소하려는 선의에서 출발하지만 그 실익보다 비용이 더 커지는 ‘규제의 역설’을 경계해야 한다”며 “유무형의 규제 비용과 편익을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해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국민 편익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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