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한동훈…여권 핵심에서 당 밖으로
신당 창당 고려 안해
지선 이후 행보 고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29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윤석열의 2인자’로 화려하게 등장해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받았던 한 전 대표는 당적을 잃고 독자 노선을 도모해야 할 상황이 됐다.
한 전 대표의 정계 입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특수통’의 길을 걸은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법무부 장관으로 파격 임명됐다. ‘소통령’으로 불렸던 한 전 대표는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지도부 공백 상황에 놓인 여당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며 2023년 12월 정계에 공식 입문했다.
‘동료시민’ 담론과 ‘운동권 정치 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2024년 총선을 진두지휘했으나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열린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로 복귀했다.
당대표로 돌아온 한 전 대표의 행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용산 대통령실과의 거리두기였다. ‘수평적 당정관계’를 강조한 그는 ‘채상병 특검’ ‘특별감찰관 도입’ 등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한 전 대표의 요구는 윤 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수록 당내 친윤계와의 갈등도 고조됐다. 이즈음 이번 ‘제명’의 빌미가 된 당원게시판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을 한 전 대표 가족이 썼다는 의혹이었다. 대통령과 한 전 대표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가운데 친윤계가 한 전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돌았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한 전 대표는 “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맞섰고 탄핵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열흘 후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퇴했고, 결국 한 전 대표도 사의를 표해야 했다.
2025년 조기 대선 정국에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김문수 전 장관이 탄핵 반대 세력과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공략한 결과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밀리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때 정권의 심장부에 있었던 한 전 대표가 ‘제명’ 징계를 딛고 보수 주류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토크콘서트 등 지지층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지방선거 이후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친한계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신당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한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지지층이 확고하고 언론 관심도 높아 개인으로 충분히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