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의 대숙청, 어디까지 갈까

2026-01-29 00:00:00 게재

사실상 군서열 1위 장유샤도 조사…시 주석이 이끄는 공산당의 군부 통제 완성

연초부터 세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중국 정치에서도 메가톤급 폭탄이 터졌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여우샤와 위원 류전리가 법과 당 기율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국방부 발표가 있었다. 시진핑과 개인적 관계가 깊은 장여우샤까지 숙청되어 파장이 크다.

그 동안의 군부 숙청 작업으로 2022년 선출된 중앙군사위원회 군사위원 7인(주석 1인과 부주석 2인 포함) 중 주석 시진핑과 작년 10월 군사위원에서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셩민 2인만 남는, 문화대혁명 때나 있었던 비정상적 상황이 출현했다. 최근 숙청은 두 가지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5년 8월 20일(현지시각) 중국 남서부 시짱(西藏)자치구 라싸에서 주둔 군 장병 대표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시 주석은 시짱자치구 설립 6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중앙대표단을 이끌고 20일 라싸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군부 숙청의 새로운 양상

첫째, 2025년에 파면된 허웨이동을 포함해 현역 군인 중 최고위직인 군사위원회 부주석 2인이 모두 숙청되었다. 2012년까지 부주석을 역임했던 궈보슝과 쉬차이허우가 부패로 처벌을 받은 선례가 있지만 모두 부주석에서 물러난 이후의 일이었다.

2012년 새로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이 군부를 장악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평가되었다. 실제로 군부에 자기 세력을 갖지 못했던 직전 총서기 후진타오와는 달리 시진핑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군부를 장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직이자 시진핑 자신이 임명한 이들이 대상이 되었다. 이제 군부는 물론이고 공산당 지도부 중 누구도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둘째, 개별 인사를 대상으로 하는 산발적 숙청이 아니라 군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 숙청이다. 장여우샤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분석을 이 변화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궈보슝 등의 숙청 이후 10년 가까이 군부는 무풍지대에 가까웠다.

그런데 리샹푸가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지 반년이 되지 않은 2023년 8월에 실각하면서 이상조짐이 출현했다. 그 이후 군부 고위직에 대한 숙청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44명의 현직 군인이 공산당 중앙위원(총 205명)으로 선출되었는데, 이중 10명이 이미 파면되었고 이번에 2인이 추가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숙청된 인사의 분포도 육군, 해군, 로켓군 등을 망라한다.

작년 10월 중앙위원회와 올해 1월 중앙기율위원회 전체회의 때 참석하지 않은 다른 20여명도 대부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는 5개 지역별 전구 사령관이나 정치위원이 포함되어 있다. 군부 고위층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부는 동요할 것인가?

군부 숙청 작업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부패는 개인의 단독행위가 아니라 주는 자와 받는 자 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많은 고위직들이 아침에 저녁 일을 보장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을 것이다. 군심이 흉흉할 수밖에 없다. 이번 숙청이 중국의 군사 태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이다.

이제 문제는 추가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가에 있다. 숙청된 고위직의 과거 행위나 퇴진할 사람이 주요 대상이 된다면 군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군 조직 내에 부패 네트워크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조사는 고위직에서 아래(일선 지휘체계)로 향하게 될 것이다.

군부 조직 전체의 재편이 불가피해지고 그에 따르는 혼란도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후자에 가깝다. 예를 들어 로켓군에서는 2022년 1월 사령관에 임명된 리위차오가 2023년 7월 파면되고, 그 뒤를 이어 사령관에 임명된 왕허우빈마저 2025년 10월 파면되었다.

이들과 같이 임명되었고 직제 상 동급인 정치위원 2인도 사실상 파면된 것으로 추측된다. 군내 부패가 상당히 광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 전구의 사령관과 정치위원 다수가 조사 대상이 된 것도 마찬가지의 사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이 세대교체를 촉진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군사위원회 위원, 전구 사령관 등의 직책은 상장 계급이 맡는 경우가 많았고, 공산당 20기 중앙위원 44명 중 33명의 상장이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숙청되었거나 보도에서 사라졌다.

지금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상장은 작년 12월 상장으로 승진한 동부전구 사령관 양즈빈과 중부전구 사령관 한셩얜을 포함해 6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전구 책임자 등 주요 직책은 중장, 그것도 최근 1~2년 사이에 승진한 인사에 의해 메워지고 있다.

현재 숙청 과정은 상장급의 퇴진과 신임 중장급의 부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새로 고위직에 오른 중장은 시진핑에 대한 충성도를 인정받은 인사일 것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군부가 안정될 수 있다. 다만 조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당분간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조사가 중장 계급 이하까지 확산되면 혼란은 상당할 것이다.

중국의 엘리트정치의 향방

집권 초기 시진핑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권력 강화를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집권 14년차에 들어선 지금은 중국 정치의 상수이다. 반부패 투쟁이 법적 고려에 의해서만 전개되지는 않고, 강도와 범위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다.

최근 군부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반부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2025년 부패로 처벌을 받은 중앙조직부 관리 간부(대부분 차관급 이상)는 65명으로 반부패투쟁이 강력하게 전개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당연히 2027년 가을로 예정된 21차 당대회를 위한 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관례를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진핑의 책임하에 시진핑과 공산당 노선에 충실한 인사를 차기 중앙위원, 당과 정부의 주요 책임자를 선발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일단 군부의 대대적 세대교체로 시진핑의 4연임을 사실상 확정했으며 21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의 권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차기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유망했던 류전리까지 숙청한 상황이라 상당 기간 군부를 통제할 수 있는 지도자는 시진핑밖에 없다.

쉬치량, 장여우샤가 부주석을 연임하며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았던 19차 당대회나 20차 당대회와도 다른 상황이다. 게다가 21차 당대회에서 현재 공산당 중앙상무위원 7인 중 시진핑을 제외하면 딩쉐샹의 연임이 확실시 되고 총리인 리창의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을 뿐 나머지 4인은 퇴진하게 될 것이다.

연임 가능성이 있는 2인은 시진핑이 저장성 서기직로 있을 때부터 비서 등의 직책을 맡았던 측근이고, 21차 당대회에서 새로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인사와 시진핑 사이의 권력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2032년 22차 당대회 때 만 79살인 시진핑이 5연임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진핑은 자신의 위치를 마오저둥과 동등한 수준에 올리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4연임은 그것이 풍문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열게 된다. 마오저둥은 건국과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확실한 레거시를 남겼으며, 덩샤오핑도 개혁개방이라는 중요한 레거시를 남겼다.

20년 이상 집권하게 되는 시진핑은 덩샤오핑도 넘어서려고 할 것이다. 덩샤오핑이 최고지도자로 역할을 한 기간은 15년 남짓하다. 그리고 4연임 시기에 시진핑은 국내적으로 더 강한 권력을 가지게 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이다.

시진핑의 비전에 주의 깊은 관찰 필요

2025년은 그 동안 미중 전략경쟁에서 비교적 수세에 처해 있던 중국이 반격에 나서 미국과 대응한 파트너로서 경쟁하고 대화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시진핑이 자신의 레거시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자신의 레거시를 무엇으로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다. 현재 중등발전국가, 중국식현대화, 양안통일 등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해 있다. 이러한 키워드들이 중국 대내외정책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와 시진핑 비전에 대해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창작과 비평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