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넥슨 영업비밀 침해”
“아이언메이스, 넥슨코리아에 57억원 배상”
대법, 저작권 침해·서비스 금지는 인정안해
아이언메이스의 생존 게임 ‘다크앤다커’가 넥슨코리아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5년간 이어져온 법정 공방이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넥슨코리아가 주장한 저작권 침해 및 서비스 금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해 57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두 회사의 갈등은 약 5년 전 시작됐다. 넥슨은 자사 신규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팀장으로 재직하던 최주현 아이언메이스 대표가 내부 정보를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며 2021년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의 영업 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85억원 배상을 명령했다. 다만 넥슨이 주장한 저작권 침해와 서비스 금지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저작권을 침해하지는 않았으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넥슨에 57억6464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영업비밀 자료 △보호 기간 △손해배상금 등에서 1심과 달리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2021년 4월 6일부터 6월 23일까지 최씨가 직접 개인 서버로 유출한 개발 저작 프로그램, 소스 코드, 빌드 파일 등을 넥슨의 영업비밀로 인정하고, 침해행위 역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영업비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P3 프로그램과 소스 코드, 빌드 파일은 영업비밀로서 특정 가능하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이어 “P3 게임 구성요소의 구체적 내용과 조합은 보유자인 넥슨을 통하지 않고는 통상 입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또 영업비밀의 보호 기간을 최씨가 퇴직한 이후로부터 2년 6개월 정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호 기간은 2024년 1월 31일까지로, 1심보다 6개월 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손해배상금은 57억원으로, 1심에서 원고인 넥슨코리아가 청구했던 손배금 85억원에서 28억원 줄어들었다. 1심에서는 보호 기간 동안 다크앤다커가 매출을 올리지 못했지만 여러 정황을 감안해 넥슨이 청구한 손배금 85억원을 충분히 넘는다고 보고 인정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영업비밀 침해 인정 및 보호 기간 연장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을 원용, 손배금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저작물에 대한 보호 기간이 늘어나면서 다크앤다커에서 집계된 매출 등을 객관적으로 종합해 영업비밀침해로 인한 손배금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프로젝트 P3가 다크앤다커 개발에 미친 점을 고려해 15%로 산정했다.
이에 양측은 모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넥슨코리아의 P3 게임과 피고 게임(다크앤다커)은 개별 구성은 물론 게임 장르의 차이로 인한 구성요소의 유기적 결합에 차이가 있어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인정했다.
이어 “피고들이 원고의 P3 게임과 관련된 소스코드, 그래픽 리소스 및 기획자료 등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행위는 인정되나, 원고의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이미 도과하였고, 피고들의 부정경쟁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넥슨은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은 게임 개발사의 자산 보호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저해하고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민사 소송에 이어 이후 형사 소송에서도 대법원 판결이 충분히 고려돼 공정하고 합당한 결론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도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넥슨의 P3 게임과 다크앤다커가 서로 유사하지 않으며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성과를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며 “다만 대법원은 형사사건과 달리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엇갈린 판결을 했다. 우리는 넥슨의 자료를 부정한 목적으로 전송했다는 이유로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서 끝까지 우리의 무고함을 증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이언메이스는 민사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데다 형사 재판이라는 악재도 남아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올해 2월 최주현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인과 아이언메이스 법인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최 대표와 관계자 A씨가 P3 개발 자료를 유출했다고 보고 2024년 9월 이들을 부쟁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누설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른 관계자 B씨에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유출한 ‘P3’ 관련 정보를 다크앤다커 개발에 사용했다는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불송치했다.
김선일·서원호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