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공사’로 위장해 관저 골프연습장 신축

2026-01-29 13:00:03 게재

감사원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 발표

은폐 시공에 불법 하도급, 미등기 문제도 지적

감사원이 국회 요구에 따른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 경호처가 한남동 관저 내에 골프연습 시설을 불법으로 짓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사 문건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는 등 총 11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6월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이 이용하는 골프연습시설을 관저 내에 설치하면서 행정안전부의 토지사용 승인과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 사용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계약 체결 전 착공이 이뤄졌고, 공사비는 대통령비서실이 아닌 경호처 예산으로 집행됐다. 해당 시설은 약 70㎡ 규모로, 총 공사비 1억3500만원이 들었다. 이 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공사 명칭을 ‘초소 조성공사’로, 내용은 ‘근무자 대기시설’로 허위 기재해 공사를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경호처 직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골프연습 시설공사의 수행을 지시한 김용현 전 처장 등에 대해서는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고 향후 공직 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하도록 했다. 또 사실과 다른 공사집행계획 문건이 작성됐는데 이를 알고도 결재한 간부에 대해서는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공사 계약과 하도급 과정에서도 위법 행위가 확인됐다. 주 시공사는 공사 전부를 불법 일괄 하도급했고, 실제 공사비 상당액을 하청업체가 대신 지급하도록 해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로 인해 하청업체는 약 1억90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준공 이후 3년 2개월이 지나도록 국유재산으로 등록되지 않고 부동산 등기도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건축 신고와 준공 통보 절차 역시 누락돼 국가 예산으로 지어진 시설이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방치됐다. 대통령비서실이 2024년 이후 양성화나 원상복구를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조치는 이행되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의 관리·감독 부실도 지적됐다. 비서실은 2022년 8월 관저 재산을 이관받으면서 실제 현황을 확인하지 않았고, 국유재산법에 따른 실태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비서실은 2024년 11월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까지 골프연습시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련자 다수에 대해 인사자료 통보와 징계 요구를 했으며, 불법 하도급과 비용 전가 의혹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치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에 현재까지도 국유재산 미등록, 부동산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는 골프연습시설의 양성화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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