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처리율 10% 미만 상임위만 8개 달해

2026-01-29 13:00:03 게재

정보위 법안소위 ‘0회’, 법사위 2소위 ‘1회’ 열어

국민청원 급증에도 청원소위는 3곳만 한 번씩

22대 국회 20개월 법안소위 심사 실적 분석

“거대양당 정쟁 몰두 … 여당 운영 능력 필요”

그런데도 거대양당의 극단적인 대치 탓에 본회의를 넘어서지 못해 여야 합의한 법안조차 잡혀 있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사위는 ‘상원’ 역할을 하면서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 68개를 잡아 놓고 있다.(내일신문 1월 23일 1·3면 참조)

상임위 법안소위의 법안 심사 외면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여야 합의로 통과한 일하는 국회법은 상임위 전체회의는 월 2회 이상, 법안소위는 월 3회 이상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하지만 22대 국회 들어 20개월 동안 국회법을 준수한 법안소위는 30개 중 단 한 곳도 없었다. 월 1회 이상 법안소위를 개최한 곳은 3곳으로 법사위의 고유 법안을 다루는 1소위(40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농림축산식품위(21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정보통신소위(20회)였다.

정보위는 아예 법안소위를 열지 않았고,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을 심사하며 ‘법안의 무덤’이라 불리는 법사위 2소위는 1차례만 열리는 데 그쳤다. 교육위의 의학교육소위, 국방위의 군복지개선소위 등 특수한 목적의 소위를 제외하면 한 번만 연 유일한 법안소위다. 이 외에도 10번(두 달에 한 번 꼴)에도 못 미치는 회의 개최 기록을 가진 법안소위는 12개에 달했다.

법안 심사를 등한시하다 보니 법안 처리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법안 처리율은 21.9%에 머물렀다. 1만 5978건 중 3509건이 처리됐다. 이는 20대와 21대 국회에서 같은 기간에 처리한 비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가장 낮은 법안 처리율을 보인 상임위는 정보위로 ‘0%’다. 20개 법안이 논의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운영위는 8.1%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국회운영개선소위는 20개월간 4번의 회의를 거쳤고 416건의 법안 중 34건만 처리됐다.

10%대 처리율을 보인 상임위는 정무위(12.0%), 외통위(12.1%), 법사위(13.9%),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16.3%), 국토교통위(18.2%), 행안위(19.2%) 등 6개였다. 가장 높은 처리율을 기록한 상임위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로 35.5%였다. 성평등가족위(33.4%),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32.7%), 재정경제기획위(32.2%)도 30% 이상의 법안 처리율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청원 심사도 부진했다. 22대 국회 들어 접수된 청원은 모두 270개로 이미 19대(227건), 20대(207건), 21대 국회(194건)의 전체 청원 건수를 넘어섰고 18대 국회(272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청원 건수는 16대 국회(765건)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다 22대 국회 들어 반전했지만 국회 상임위는 심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대 국회에서 청원소위를 가동한 상임위는 과기정통위, 행안위, 성평등가족위 등 3곳이다. 성평등가족위(여성가족위) 청원소위는 지난해 4월에 22대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청원 심사에 들어갔다. 과기정통위 청원소위는 같은 해 9월, 행안위 청원소위는 12월에 열렸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거대양당이 지역구나 정치적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법안 심사를 외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의 경우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입법이 느리다’고 경고한 것은 여당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면서 “여야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국회 운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