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규제합리화 직접 지휘한다…‘네거티브 규제’로 대전환
규제합리화위 확대 개편, 법정 최고의결기구로 격상
민간위원 33명으로 … 민생·경제·메가특구분과 운영
AI·바이오, 3~5년 규제적용 배제 … “정치 중립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규제 개혁에 나설 전망이다. 민간위원 중심으로 운용되던 규제개혁위원회가 규제합리화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대통령이 직접 주도하는 법정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격상됐다. ‘규제 심사’에 주력했던 업무도 규제를 깨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대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위원 규모는 33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신산업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30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돼 규제개혁위원회가 규제합리화위원회로 바뀌고 위원장은 국무총리·민간 위원의 공동 체제에서 대통령이 직접 맡기로 했다. 법정 최고의결기구로 격상된 셈이다.
부위원장은 국무총리를 포함한 5명이내에서 지정하기로 했다. 규제합리화 위원은 20~25명에서 35~50명으로 늘어나게 되고 이중 민간위원은 현재의 10명에서 33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은 민생, 경제, 메가특구 관련한 분과로 나눠 배치될 예정이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제2차장은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대통령 주재로 이미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두 차례 개최해 현 행정부의 규제 합리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시한 바 있다”며 “기존의 규제개혁위원회는 각 부처의 규제를 심사하는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규제심사는 기본적으로 하고 중요한 규제개혁 정책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규제합리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해 나가려는 것으로 대통령이 주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규제합리화위원회는 AI, 데이터, 바이오, 로봇, 환경, 지역균형 등 광범위한 분야의 규제합리화 어젠다들을 다루게 돼 있다”며 “전문성 있는 위원들로 대폭 확대해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는 “대통령 중심으로 규제합리화 추진체계를 단일화해 성과 조기 창출, 전문연구기관 및 지자체 역량 확충, 정부 국회간 협력체계 구축하겠다”며 ‘컨트롤타워 강화 방안’을 내놨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AI·바이오헬스 분야 규제 제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가 핵심 신산업에 대해 3년이나 5년 정도 기간을 정해 규제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술개발, 사업화, 인프라 등 관련 규제를 전면적으로 유예해 주는 방식이다.
아울러 법령 조사 등을 통해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확대하고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 디스커버리 등 민사적 책임을 같이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부처별 나눠져 있는 운영에 따른 기업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신청과 심의, 실증, 법령정비, 상용화 등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실증특례가 끝나면 규제합리화 위원회가 원칙적으로 법령정비와 상용화 중심의 성과관리, 기업의 재심의 요청 과제 등에 특례를 부여하는 전략기획형 샌드박스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지자체에는 규제특례를 설계하고 정책금융, 인프라 등 중앙정부의 정책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대규모 특화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인 메가 특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정기획위는 “AI 융복합시대에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혁신을 촉진하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 전환하겠다”며 “단편적, 분절적 접근에서 벗어나 글로벌 최소 수준을 목표로 신산업 분야 규제를 선제적으로 정비, 설계해 신기술, 신산업 기업 성장 토대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했다. 김상훈 의원은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시키고 위원을 대폭 증원하는 부분은 자칫 상당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민국 의원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분들이 민간위원으로 들어오지 않나 하는 우려”를 강조했고 김재섭 의원은 “어느 조직이나 늘 정치적 편향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거기에 대해 이중 삼중 사중으로 고려해 여야가 모두 지지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외국인투자기업 경제인을 만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