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환율보고서에 “원화가치 과도한 약세 부적절” 이례적 언급
재경부 “외환시장 회복력 강화 계기” 강조
한국의 외환시장 개선 노력에도 높은 평가
한국·일본·중국 등 10개국 관찰대상국 유지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3회 연속 환율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최근 원화의 추가 약세가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미국 측의 이례적인 평가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30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미 재무부가 29일(현지시각)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과 교역(상품·서비스)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거시정책과 환율정책을 평가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화 과도한 약세, 미 재무부 시각 반영” =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한 미국의 진단이 포함됐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2025년 하반기 원화의 추가 약세는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체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 일방향 약세로 과도하게 움직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미국 재무부의 상황 인식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에 ‘특정국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 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구조개선 노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환율보고서는 “한국의 자본시장은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과 금융부문의 취약성을 관리하기 위해 일부 거시건전성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허용 등 외환시장 제도개선 노력이 외환시장의 회복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 투자기관 평가에선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는 해외투자 다변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는 2024년 4분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에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0개국 관찰대상국 등재 = 미 재무부는 이번 환율보고서 평가 결과 교역촉진법상 3개 요건을 모두 충족해 심층분석(enhanced analysis)이 필요한 국가는 없다고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독일, 싱가포르 등 10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상·하반기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을 평가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경상수지 흑자, 환율시장 개입 여부 등을 기준으로 3개를 충족하면 환율조작국,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각각 지정한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는 520억달러로 기준(150억달러 이상)을 넘어섰다.
경상수지 흑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9%로 기준(3% 이상)을 웃돌아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외환시장 개입 기준(8개월 이상 달러 순매수·GDP 대비 2% 이상)은 충족하지 않았다. 외환시장 개입 항목에서는 GDP 대비 달러 순매수가 -0.4%로 평가됐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순매수하면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해당국 통화 가치가 하락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규모 달러 순매수는 환율조작 의혹을 살 수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